점유율 회복 나선 SKT, 타깃은 알뜰폰

2025-11-17

올 상반기 유심 해킹 사태로 가입자가 급감한 SK텔레콤이 점유율 회복을 위해 알뜰폰(MVNO) 가입자 대상으로 공격적 영업에 나섰다. 알뜰폰에서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 가입을 유도하기 위한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가입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일부 대리점과 판매점은 최근 세달 간 알뜰폰 타깃으로 MNP 활성화 정책을 시행했다. 알뜰폰망 가입자가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시 판매장려금으로 70만원을 지급하는게 골자다. 동일 기준 KT와 LG유플러스의 장려금 정책이 40만원대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2배가량 높은 액수다.

장려금 차별지급 대상 기종은 갤럭시A16과 갤럭시와이드8이다. 저가형 LTE 요금인 T플랜 세이브 이상 모든 요금제에 적용된다. 두 기종 모두 출고가가 31만~37만원대로, 번호이동 개통시 30만원이 넘는 현금 페이백도 가능한 셈이다.

실제로 이같은 장려금 타깃 정책 시행 이후 SK텔레콤의 알뜰폰 번호이동은 순증세로 돌아섰다. 알뜰폰에서 SK텔레콤으로 옮겨탄 고객이 반대 경우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SK텔레콤은 알뜰폰에게 16만1014명의 가입자를 내줬다. 특히 신규가입이 중단됐던 5월에는 알뜰폰 상대로 7만4711명이 순감했다. 그러다 최대 70만원의 번호이동 장려금 지급을 시작한 8월부터 1만3074명 순증으로 전환했다. 9월과 10월에도 각각 1만3221명, 4373명이 늘었다. 최근 석 달간 경쟁사인 KT가 알뜰폰 상대로 가입자 1만7284명이 순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SK텔레콤이 이처럼 공격적 타깃 정책에 나선 것은 유심 해킹 사태로 이탈한 가입자를 되찾기 위한 조치다. 유례 없는 대규모 사이버 침해사고 이후 SK텔레콤은 점유율 40%선을 내주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알뜰폰에서 이탈한 고객 확보에 성공하면서 SK텔레콤 가입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무선통신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2231만여개까지 줄었던 SK텔레콤 휴대폰 가입 회선수는 8월 2240만개, 9월 2243만개로 증가세다.

다만 이같은 알뜰폰 번호이동 차별 정책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온다. 가입자 방어 여력이 부족한 알뜰폰을 타깃으로 더 많은 장려금을 실어 고객을 빼온다는 지적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에 따라 가입 방식에 따른 장려금 차등 지급이 가능해졌지만 채널별 과도한 차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부재한 상태다. 최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실무협의체에서도 일부 사업자가 이같은 알뜰폰 타깃 정책이 부당한 이용자 차별행위가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T 관계자는 “8월에는 요금 감면 등에 따라 위약금 면제 때 이탈했던 고객이 대거 복귀한 것이 순증 전환의 주된 원인으로 파악된다”면서 “본사 차원에서 알뜰폰만을 겨냥한 차별 정책은 운영하지 않지만, 일부 판매점에서 일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속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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