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AI 학습에 데이터 자유롭게 사용”

2025-06-13

영국 정부와 예술가 사이에 논쟁이 일었던 데이터(사용 및 접근) 법안이 12일(현지시각) 통과됐다. 법안은 데이터에 접근하고, 공유 및 활용하는 방식을 현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영국 정부는 데이터 법안을 통해 개인, 기업, 공공 서비스 등 다양한 부문에서 데이터 기반 혁신을 실현할 수 있다고 봤다. AI 기업이 AI 모델 학습에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해 예술가의 창작과 생계를 어렵게 한다는 예술가들의 비판은 반영되지 않았다.

영국 정부와 아티스트 간 논쟁이 일었던 부분은 해당 법안에 저작권 보호를 위한 장치를 심어야 한다는 개정안이다. 상원 의원들은 “AI 기업이 저작권이 있는 자료로 AI 모델을 훈련하면 사실을 공개해야 한다”는 개정안을 제안했고, 유명 아티스트들이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데이터 법안을 추진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엘튼 존, 폴 매카트니, 두아 리파 등을 비롯한 유명 아티스트들은 “개정안이 없다면 기술 회사가 동의나 보상 없이 영국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이는 잠재적으로 예술가와 창작자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엘튼 존은 영국 매체 BBC와의 인터뷰에서 저작권 있는 자료를 무단 사용하는 것에 대해 “대규모의 절도, 강도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창작자들이 비판하는 견해를 밝히면서, 데이터 법안은 한 달이나 개정안을 지지하는 상원과 이를 거부하는 하원 사이를 오갔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영국 정부는 끝내 개정안을 수용하지 않고 기존 데이터 법안을 통과시켰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개정안을 거부한 것에 대해 이미 저작권 관련 별도 협의를 진행 중이며, 추후 AI 법안을 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대로 영국의 과학혁신기술부(DSIT)와 데이터 혁신 센터는 개정안을 제외한 법안 통과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영국 DSIT 대변인은 “이 법안은 건강부터 인프라까지 데이터를 활용해 경제를 성장시키고,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며, “이제 우리는 그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아예샤 바티 데이터 혁신 센터 영국 및 EU 디지털 정책 책임자는 “정부는 상원이 AI와 저작권에 대해 새로운 규범적인 규칙을 도입하려는 수차례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법안을 성공적으로 통과시켰다”며, “시기상조의 입법 의무 대신, 정부는 더욱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즉, AI 개발의 전 세계적인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데이터 사용 및 접근 법안에는 ▲사망한 부모가 자녀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새로운 규칙 ▲NHS(영국 공공의료체계, 국민보건서비스) 신탁이 환자 데이터를 보다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변경 ▲영국 3D 지하 지도 데이터 공유를 통한 도로 공사 효율화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영국 BBC는 법안 통과와 관련해 “(저작권) 논쟁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개정안을 주도한 한 영화 제작자는 법안 통과에 대해 “영국의 자산을 창의적인 콘텐츠 형태로 대부분 미국에 있는 AI 개발자에게 넘겨주는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봤다.

또, 오웬 메러디스 영국 뉴스미디어협회 최고경영자는 “의회와 영국의 240만명 창작 종사자들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저작권법이 시행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저작권 있는 자료를 AI 학습에 사용하는 상황에 관한 논쟁은 음악 산업 등에서도 활발하다. 지난 4월 프랑스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디저는 매일 2만개씩 AI로 만든 음원이 올라온다고 밝힌 바 있다. 빌리 아일리시, 스티디 원더를 비롯한 수십명의 아티스트는 공개서한을 통해 “자신들의 작업을 이용해 훈련된 AI가 생성한 음악은 ‘창의성을 방해’하고 인간 예술가들을 배제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최가람 기자> ggchoi@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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