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여성 여자 축구 참가 전면 금지… 英 대법원 판결 이후 첫 제도 변화

2025-04-29

스코틀랜드축구협회(SFA)가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자 축구 참가를 전면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영국 대법원이 “평등법의 ‘여성’ 정의는 생물학적 여성만 해당된다”고 판결한 직후 나온 첫 번째 스포츠 분야 제도 변화다.

30일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변경된 규정은 다음 시즌부터 스코틀랜드 내 13세 이상 모든 여자 축구 경기에 적용되며, ‘생물학적 여성’만 출전 가능하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그간 SFA는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 경기 출전을 사례별로 심사해왔고, 테스토스테론 수치 등을 기준으로 출전 여부를 판단해왔다. 하지만 SFA 이사회는 지난주 회의에서 기존 방침을 철회하기로 결정했고, 현재 법적 검토 및 규정 정비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 스코틀랜드 여자축구 리그에는 공식 등록된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는 없다. SFA는 이와 동시에 LGBTQ+ 포용 확대를 위한 별도 프로그램 개발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최근 영국 대법원에서 “여성이라는 용어는 생물학적 여성만을 의미한다”고 명시한 판결과 직결돼 있다. 이 판결은 스코틀랜드 정부가 ‘여성’ 정의에 트랜스젠더 여성을 포함시키려 한 시도에 제동을 건 결정이었다. 이에 대해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존 스위니는 “모든 스포츠 단체는 영국 평등인권위원회(EHRC)의 공식 가이드라인이 나올 때까지 정책 변경을 유보해야 한다”고 권고한 상태다. 하지만 SFA는 이에 앞서 독자적 판단을 내렸다.

한편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이와 다른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달 초 FA는 12개월 이상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유지한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의 여자 경기 출전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정책은 현재 20명의 트랜스젠더 등록 선수에게 적용 중이며, 선수 자격에 대한 이견이 있을 경우 ‘트랜스젠더 및 논바이너리 적격성 위원회’가 중재를 담당한다. FA는 “정책을 신중히 검토 중이며,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SFA 결정은 향후 다른 종목과 국가 단체들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생물학적 공정성’과 ‘성 정체성 존중’ 사이에서의 균형을 놓고 논의가 다시금 불붙을 전망이다. 국제 스포츠계 역시 IOC, FIFA, 세계육상연맹 등 주요 단체들이 트랜스젠더 선수 출전 규정 개편을 논의하고 있어, 스코틀랜드의 사례는 하나의 선례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 가디언은 “여성 스포츠의 정의가 다시 쓰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트랜스젠더 포용이라는 복잡한 과제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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