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장마는 끝났다

2025-07-21

2025. 7. 21.

구독하기 ┃ 협업 제안·문의

CONTENTS

오늘의 점선면 | '뉴노멀' 된 기후재난 시대, 살아남으려면

구독자 참여 이벤트 | 점선면을 소개해주세요!

오늘의 브리핑 | 21일 만에 이진숙 지명 철회

점선면 사전 | HKW 국제문학상

뷰파인더 | '괴물 폭우'에 잠겨버린 마을

'뉴노멀' 된 기후재난 시대, 살아남으려면

두 기후재난이 연달아 한반도를 강타했습니다. 한동안 기록적인 '가마솥 폭염'이 이어지더니, 시간차도 없이 200년 만의 폭우가 온 나라를 휩쓸었습니다. 벌써부터 심각한 인명피해 소식이 들려옵니다. 두 재난의 원인이 기후위기라는 것은 너무도 분명합니다. 지난 봄 영남을 할퀸 초대형 산불에도 기후위기의 영향이 있었죠.

기후재난이 '뉴노멀'이 된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꾸준히 해나가야 할 일은 무엇이고,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오늘 점선면은 씁쓸한 마음으로 이번 폭우 재난을 돌아보려 합니다.

📌 사실들 : 전국에서 사망·실종 속출

지난 16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막대한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어제(20일) 오후 5시 기준 17명이 숨지고 13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올해 초 산불 피해를 봤던 경남 산청에서 사망자 10명, 실종자 4명으로 인명 피해가 가장 컸습니다. 하천이 많은 경기 가평에서도 2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됐어요. 14개 시도, 90개 시군구에서 1만3209명이 대피했습니다.

도로 침수와 토사유실, 하천시설 붕괴 등 '공공시설 피해'가 1920건으로 파악됐습니다. 건축물·농경지 침수 등 '사유시설 피해'가 2234건입니다. 얼마 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된 울산 반구대 암각화가 완전 침수됐고, 국보인 석굴암 진입로도 피해를 봤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 맥락들 : 우리가 알던 장마는 끝났다

이상합니다. 올해 남부지방 장마는 이달 초에 분명 끝났는데 왜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을까요? 장마의 이른 종료도, 장마 종료 후의 기습적 폭우도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장마는 원래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에서 올라온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 다툼을 하는 '전선'에서 내리는 비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해수면 온도가 올라 북태평양고기압이 아주 빠르고 크게 형성됐어요. 강력해진 북태평양고기압이 찬 공기를 순식간에 몰아내면서 장마도 빨리 끝났어요. 한반도를 뒤덮은 북태평양고기압은 수증기를 끌어들이며 '가마솥 폭염'을 만들었는데, 터질 것 같은 수증기에 최근 다시 남하한 찬 공기가 만나면서 물폭탄이 터져버린 것이죠.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이 같은 극한호우 패턴이 일상화됐다고 말해요. 우리가 알던 장마는 끝났고, 이상기후가 '뉴노멀'이 됐다는 것이죠. 기상청도 2009년부터 장마 예측이 무의미해졌다고 판단해 장마 예보를 중단했어요. 지금 기상청은 중부·남부·제주 세 지역에서 장마의 시작과 종료만 선언하고 있습니다. 올가을에도 극한폭우가 쏟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기후 요인과 별개로, 부실한 폭우 대응 시스템·인프라도 피해를 키우는 요인입니다. 지난 16일 일어난 '오산 옹벽 붕괴 사고'가 대표적입니다. 사고 전날 인근 주민이 '고가도로 옹벽 붕괴가 우려된다'는 민원을 넣었는데, 오산시는 상부 도로만 통제하고 하부 도로는 통제하지 않았다고 해요. 결국 옹벽은 무너졌고 도로를 지나던 운전자 1명이 매몰돼 숨졌습니다. 물난리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는 배수펌프 제진기(배수펌프에 유입되는 물에 섞인 쓰레기 등을 골라내는 기기)가 작동하지 않아 주택·상가 20곳이 침수됐습니다. 산청의 경우 피해 지역이 '취약지역'임에도 재난문자 발송과 산사태 경보 발령이 늦는 등 문제가 있었습니다.

🗺️면 관점들 : 막막해도, 반드시 가야 할 길

정부는 총력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집중호우 대처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어 "과하다 싶을 정도로 피해 예방·사고 예방을 위해서 필요한 점을 충분히 배치해 보겠다"고 했어요. 오산 옹벽 붕괴 사고를 두고는 "충분히 예측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대응을 잘하지 못해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들이 있다"며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습니다. 정부는 '호우피해 범정부 복구대책지원본부'를 가동해 피해 조사·지원에 나서고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서두를 계획입니다.

피해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선 근본적인 대책은 당연히 기후위기 대응입니다. 전 지구적 현상인 기후위기는 너무 거대해서 때로는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기후로 인한 우울과 무기력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다 보면 정부나 기업을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막막해 보여도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입니다. 손제민 경향신문 사회에디터는 칼럼에서 "사회가 건강하지 않고, 지구가 건강하지 않은데, 그것의 일부인 사람이 건강할 수는 없다"며 "우리가 지금처럼 많이 소비하고 많이 버리는 일상을 계속하는 한 산불뿐만 아니라 가뭄, 폭우, 폭염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닥쳐올 것"이라고 했어요.

폭우 피해를 줄이는 시스템과 시설을 정비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신속한 대피를 위해 매뉴얼을 개선하고, 기상 위험 요인을 예측·파악하는 정보기술 인프라도 확충해야 합니다. 피해 지역에 대한 복구·지원 예산 투입도 서둘러야 합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수해뿐 아니라 폭염과 한파 등 이상기후로 인한 기후 재난에 상시 대비할 수 있는 방재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번 폭우를 재난 예방 인프라와 시스템, 행정당국의 대응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조해람 기자

🔗 레터 공유하기

버튼을 길게 누르면 URL을 복사할 수 있습니다.

💌 피드백 남기기

오늘 레터에 대한 독자님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 최근 다음 메일(@daum.net, @hanmail.net)과 카카오메일(@kakao.com) 이용자 분들 중 뉴스레터를 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고 합니다. 해당 서비스 휴면 정책 변경의 영향으로 추정돼요. 휴면 여부와 스팸 설정을 체크해주세요!

➡️ 자세한 안내는 여기를 눌러주세요

🎁[블로그 리뷰 이벤트] 점선면을 소개해주세요!

점선면이 '주 5회 발행'을 계기로 애독자님들을 위해 작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점선면에 대해 정성과 애정이 가득 담긴 리뷰를 작성해주시면 선정된 분께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려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응모하기 버튼을 눌러 확인해주세요.

✅선물

네이버페이 포인트 5만원(1명) / 네이버페이 포인트 1만원(10명)

👉 이벤트 응모하기 👈

21일 만에 이진숙 지명 철회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20일)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이 후보자 인선을 발표한 지 3주 만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 나흘 만입니다. 제자 논문 표절·가로채기 의혹이 결정적인 낙마 배경으로 작용했는데요. 두 자녀 모두 외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나 고액의 사립 기숙학교에 다녔고, 특히 차녀의 불법 조기유학 사실도 드러나면서 교육부 장관으로서 부적격이라는 비판이 교육계 안팎에서 쏟아졌습니다. 다만 이 후보자 못지않게 비판 여론이 높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임명을 강행하는 수순이어서 이 후보자 지명 철회의 효과가 퇴색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석열 기소 앞당긴 특검, 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지난 19일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습니다. 지난 10일 구속된 이후 9일만인데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구인이 연일 불발되자 구속 연장의 실익이 없다고 보고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의 거듭된 출석 요구에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불응해왔어요. 특히 구속기간 선정 등 문제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된 전례가 있었던 만큼, 특검은 유사한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가장 보수적인 방식으로 구속기간을 산정해 기소 날짜를 앞당긴 것으로 보입니다.

정청래 당대표 경선서 '압승'

여야는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있는데요.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 19일 전국 경선 첫 지역인 충청권에 이어 어제(20일) 영남권에서도 정청래 후보가 박찬대 후보를 누르고 압승을 거뒀습니다. 상대적으로 온건한 입장을 취했던 박 후보에 비해 검찰, 언론 등 개혁에서 '초강경파' 입장인 정 후보에게 당원 표심이 기울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지난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겠다"며 어제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어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했고요. 현재까지 조경태·안철수 의원 등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입니다.

쌀·소고기 협상 '안갯속'

한미 양국이 다음 달 1일 25% 상호관세 부과 예고 시한을 앞두고 합의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특히 농산물 개방 여부를 두고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 안전·식량 주권 등의 문제로 번질 수 있어서인데요. 미국이 원하는 대로 30개월령 이상 소고기가 수입되면 소비자 안전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요. 미국은 쌀 수입량도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현재 쌀이 과잉공급 상태라고 보고 벼 재배 감축 농가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쌀 생산 감축 유도 제도를 강화해나가고 있어요. 국산쌀은 감축하라고 하고 수입쌀을 늘리면 농민단체의 반발도 커질 수 있습니다.

HKW 국제문학상

독일의 예술 공공기관 '세계 문화의 집'(HKW)에서 수여하는 국제문학상(Internationaler Literaturpreis)🎖️입니다. 매해 독일어로 처음 번역된 작품 중 뛰어난 문학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는데요. 독일 문학계에서는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합니다. 올해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시집으로서는 역대 처음이자 아시아 작가 중 최초로 김혜순 시인(70)의 시집 <죽음의 자서전>의 독일어 번역본이 선정됐습니다. 책에는 세월호 사태 등 사회적 비극을 다룬 시 등이 담겼습니다. HKW 위원들은 "사후세계의 문턱에서 울려 퍼지는 죽음의 언어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기적과도 같다"고 평가했어요. 김혜순은 소감으로 공동수상자이자 번역가인 박술, 울리아나 볼프 등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독일도 감탄한 김혜순의 시

📸 by 성동훈 기자

'괴물 폭우'에 잠긴 마을

지난 17일 폭우로 잠긴 충남 예산군 삽교읍 용동3리 일대 마을의 모습입니다. 지난 16일 밤부터 이틀간 지역별로 시간당 최대 100㎜ 이상, 누적 최대 5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는데요. 특히 서산 등 충남권에 내린 비의 양은 '200년에 한 번 내릴 수준'이라고 기상청은 밝혔습니다. 엄청난 강우량에 사망자와 이재민도 속출했습니다. 피해가 컸던 충남 일대를 성동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200년 만의 폭우

7월18일 레터에서는 국회의원들의 갑질과 원인, 해결방안을 다뤘는데요. 베로니카님은 직원을 대하는 태도가 곧 국민에 대한 태도라고 생각하고 행동하길 바란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독자님의 말씀처럼 같은 인격체로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가 갑질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 아닐까 싶네요. 이번 레터에서 다룬 폭우와 기후재난에 대한 의견도 궁금합니다.

📌손쉽게 카카오톡으로 뉴스레터 점선면 받는 법? 안내페이지 바로가기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한 기사 내용, 크게 공감하며 잘 읽었습니다. 갑질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일이기도 하며, 특히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은 국민을 대신하는 자리입니다. 직원을 대하는 태도가 곧 국민에 대한 태도라고 봅니다. 9명의 보좌진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그런 행태를 일삼을 수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국민들이 지켜본다는 생각으로 국회의원 모두가 각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세상 어디에도 절대 권력은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권력질을 삼가길 바랍니다. 인사가 만사라고, 평소에 주위 사람을 잘 챙기고 약자를 위하는 사람이 진짜 국민을 위하는 사람입니다.

 갑질하는 사람의 태도는 대체로 강약약강입니다. 가장 멀리해야 할 인간유형입니다. 입법과 정책을 다루는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의 태도는 국민의 검열이 필요하며 향후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공식적인 창구가 마련되길 바랍니다. 이번 기사를 써주신 기자님을 응원하며, 계속 좋은 기사를 기대하겠습니다. (베로니카님)

💬국회뿐 아니라 정치권, 특히 정치권력과 밀접한 곳으로 갈수록 제대로 된 통제나 시스템이 작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도 국회 보좌관에 관심이 있어서 알아봤는데 업무 인수인계, 피드백, 출퇴근 시간, 고용 등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더군요. 그래도 보좌관들끼리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간다는 자부심으로 버틴다는 얘기를 듣고 심각한 열정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일수록 더더욱 개인의 사욕이 앞설 수밖에 없겠죠. 개인적으로 열악한 환경의 사람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건 어느 정도 이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치권처럼 힘이 강한 조직이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건 대단히 염려스럽습니다. 국회는 물론 정치권을 담당하는 주요 세력(사법부, 행정부, 언론, 시민단체 등)에 대한 처우 개선과 시스템,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카놀라유님)

점선면팀은 늘 독자님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오늘 레터는 어땠는지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 피드백 남기기

구독하기 | 지난 레터 모아보기

경향신문 뉴콘텐츠팀

광고·기타 문의 letter@khan.kr | 02-3701-1291

서울 중구 정동길 3 6층 편집국 뉴콘텐츠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