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 5공장' 건설 채비…HBM4로 역전 노린다

2025-09-07

삼성전자(005930)가 경기도 평택 5공장(P5) 건설 재개에 시동을 걸며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능력 선제 확보에 나선다.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부품인 HBM 시장 주도권을 다시 잡아 ‘반도체 초격차’ 명성을 되찾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본지 7월 2일자 1·3면 참조

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5공장 부지에서 최근 작업자들이 철골 구조물을 옮기고 안전 교육을 받는 등 본격적인 공사를 앞둔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이르면 다음 달 착공을 목표로 투자를 재개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지난해 5공장을 착공하려다 반도체 업황 악화 등을 고려해 미룬 바 있다.

삼성전자는 P5 착공을 계기로 HBM 공급 확대를 노린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높인 고성능 메모리다. 현재 시장의 주력은 엔비디아 블랙웰 칩에 탑재되는 5세대 제품인 HBM3E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엔비디아의 HBM3E 퀄테스트를 통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 대량 공급에 이어 6세대 제품인 HBM4 시장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HBM4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루빈에 탑재된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000660)에 비해 HBM 개발 속도가 3개월가량 뒤져 있지만 양산 능력 등을 보강해 빠르게 따라잡는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내년 1분기까지 HBM4 품질 검증을 마치고 하반기 출시될 차세대 AI GPU 루빈 시리즈에 채택할 HBM4 공급사와 물량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가 먼저 수주 소식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업계는 삼성전자가 얼마나 빨리 계약 소식을 전할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4의 엔비디아 공급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평택 4공장(P4)의 비어 있는 라인에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6세대(1c) D램 공정을 도입할 예정이다. 업계 최선단 공정으로 HBM4에 탑재될 D램을 양산하려는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HBM4의 내부 양산 승인을 마치고 고객사와 공급 협의를 위한 샘플 양산을 준비 중이다. 샘플 양산은 본격적인 대량생산에 앞서 소량의 칩을 생산해 고객사에 제공하는 단계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메모리 시장이 점진적인 회복세에 접어들고 HBM 수요가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삼성이 미리 생산능력을 확보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 평택 캠퍼스 신규 증설을 통해 2026년 HBM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며 “4분기부터 HBM4 초기 생산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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