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머물던 40대 여성 2명 인신매매
국경지역서 실종 후 팔려가 범죄 동원
"헌법상 한국 국민, 구출 노력 기울여야"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중국에 머물다 베트남을 통해 한국에 오려던 탈북 여성 2명이 브로커의 사기행각 때문에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탈북민의 한국행을 지원해 온 선교단체는 적지 않은 탈북민들이 인신매매나 감금, 살해위협에 시달리며 캄보디아 범죄조직을 위해 불법적인 행위에 동원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 관계당국이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현지 사정에 밝은 인사 A 씨는 4일 뉴스핌과 만나 "40대 초중반인 탈북 여성 2명이 한국으로 오기 위해 지난 2월 중국 산둥성(山東省)을 출발해 베트남 하노이로 향하던 중 연락이 끊어졌다"며 "최근 이들이 인신매매 형태로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팔려가 보이스피싱과 로맨스사기 등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강제로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들 탈북 여성의 안내를 맡았던 현지 브로커는 "운전기사가 납치해 간 뒤 행방불명 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 씨는 "1인당 3000~4000달러(한화 434~579만원) 정도 소요되는 비용을 갑자기 1만 5000달러로 요구하고, '몸값도 따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등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다"며 브로커를 의심하고 있다.
이들 두 명의 탈북 여성은 마지막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 국경지역에서 핸드폰 통화를 한 사실이 확인된 이후 행적이 묘연한 상태였는데, 최근 한국 청년들의 캄보디아행과 범죄 가담 등의 이슈화 된 것을 계기로 확인한 결과 인신매매 정황이 확인됐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A 씨는 "최근 수 년간에 걸쳐 중국 내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국행을 돕겠다며 꾀어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팔아넘기는 사기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탈북민 지원사업을 해온 B 씨도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탈북민이 캄보디아로 범죄조직에 팔려가는 사태가 심각하다는 점을 국가정보원의 동남아 거점 지역 책임자도 인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해외에서의 정보활동 제약 등을 이유로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모집책은 1인당 2~3만 달러를 받고 탈북민이나 중국인을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넘기는 데, 인신매매 형태로 팔려간 이들은 감금과 폭행에 시달리며 사기 범죄에 동원되고 말을 듣지 않거나 탈출을 시도하다 잡히면 고문하거나 죽이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탈북민 사회와 인권 단체 등에서는 한국행을 꿈꾸던 탈북민이 해외 범죄조직에 인신매매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정부와 관계당국이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탈북한 뒤 해외에 체류 중인 북한 주민도 엄연히 대한민국 국민이고 이들에 대한 보호는 대통령과 정부의 헌법상 의무"라고 말했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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