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데이비드 올빈 공군참모총장을 경질했다. 2기 행정부 출범 6개월 만에 합동참모의장, 해군참모총장에 이어 미군 주요 수뇌부가 잇따라 숙청되는 모양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보도에 따르면 미 공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올빈 총장이 오는 11월 초 은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군은 성명에서 “상원이 새 참모총장을 인준할 때까지 올빈 총장이 계속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올빈 총장의 은퇴에 대해 “겉으로는 은퇴지만, 사실상 경질”이라고 짚었다.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WP에 “올빈 총장은 지난주 은퇴하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이끄는 국방부는 지금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어한다. (은퇴는) 분명 올빈 총장의 선택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군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WP에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중국과 관련된 잠재적 안보 위기에 대한 (올빈 총장의) 준비를 문제 삼고 불만을 표시해 왔다”며 “그런 것에 비해 트럼프 행정부가 올빈 총장을 이렇게 오래 둔 것은 놀랍다”고 말했다.
지난 2023년 11월 취임한 올빈 총장의 법정 임기는 오는 2027년 11월이다. 하지만 임기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미 연방법에 따르면 합참의장을 비롯한 각 군 참모총장의 임기는 4년이며,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임기를 채우기 전에 해임하거나 교체할 수 있다.
앞서 찰스 브라운 전 합참의장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한 달 만인 지난 2월 경질됐다. 미 해군 최초 여성 참모총장이자 미군 역사를 통틀어 최초의 여성 군 수뇌부인 리사 프란체티 전 해군참모총장도 함께 경질됐다. 각각 2023년 10월, 2023년 11월 취임했으나 올빈 총장과 마찬가지로 임기 절반도 채 되기 전에 경질됐다.
이에 대해 WP는 “숙청 소식이 알려지지 않은 장성들도 있다”며 “군에서는 보통 안정성이 중요한 자산으로 여겨지는데, 군 수뇌부의 잇따른 숙청은 펜타곤과 미군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짚었다.

후임자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2022년부터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에서 미 핵무기 전력을 지휘해 온 토머스 부시에르 사령관이 유력한 것으로 거론된다고 WP가 전했다. 부시에르 사령관은 지난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작전인 ‘미드나잇 해머 작전(Operation Midnight Hammer)’ 지휘에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작전에 대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극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브라운 전 합참의장과 프란체티 전 총장을 경질할 때 제임스 슬라이프 전 공군 부참모총장도 해임하며 이 자리에 부시에르 사령관을 지명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상원의 인준을 받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