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대구시장에 이진숙 공천” 주장에 TK “저러다 사고칠라” 부글부글

2025-09-01

8·22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장동혁 대표를 전폭 지원했던 유튜버 전한길씨와 관계 설정 문제로 인한 국민의힘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전씨가 지난달 27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나와 “대구시장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해야 한다”며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늘어놓자 전씨에 우호적이던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조차 “선을 넘었다”는 반발하고 있다.

전 씨는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저의 경북대학교 선배다. 설령 공천을 받는다 해도 이 위원장이 대구시장으로 나온다면 무조건 양보한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또 “전한길을 품은 장동혁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로 당선됐다”며 “전한길 품는 자가 향후 국회의원 공천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전한길을 품는 자가 다음에 대통령까지도 될 수 있을 것이다”고 큰소리쳤다.

전 씨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에게 “평당원으로 남아 뒤에서 돕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자신의 영향력을 공공연히 과시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제가 장 대표에게 영향력이 있다고 보고, 놀랍게도 벌써 저한테 인사나 내년 공천 청탁이 막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이후 “오늘도 청탁 전화를 받았지만 저는 그런 역할 안 한다. 장 대표에게 부담 드리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당 내에서는 “본격적으로 ‘전당대회 청구서’를 들이미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전씨 등 강성 보수에 우호적이었던 대구·경북(TK) 의원부터 크게 동요하고 있다. 한 TK 지역 의원은 “(전 씨가) 하다하다 공천까지 손에 쥔 듯 행동하는데, 저리 난리를 쳐도 가만히 두니 우리 당을 만만하게 보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영남권 초선 의원은 “일주일 안에 전 씨를 못 쳐내면 계속해서 사고를 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TK 재선 의원은 “안 그래도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으로 시끄러웠는데, 전 씨가 단체장 선거에 어떻게 관여하겠다는 것이냐”며 “의원총회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한 영남 중진 의원도 “대구시 240만 명을 먹여 살려야 하는 시장 공천을 유튜버가 좌지우지하겠다는 게 정상이냐”고 했다.

당 지도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지만 전 씨에 대한 제명 요구도 분출되고 있다. 한 지도부 인사는 “공천이란 건 시스템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전 씨에게 부탁해 공천한다는 건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김용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그들에게 공개적으로 당에서 나가달라고 하고,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섭 의원도 SBS 라디오에 나와 “당 대표한테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당을 우습게 만드는 사람을 조치하지 않으면 그거대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아스팔트 우파들과의 안전 거리 유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고, 왼쪽으로 움직이는 보수가 아니라 중도에 있는 분들이 매력을 느낄 보수 정당을 만들겠다”며 “107명이 하나로 뭉쳐 싸우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또 한·미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아첨으로 시작해서 선물 공세만 하다가 끝났다. 한마디로 비정상적인 정상회담”이라며 “윤석열 정부 외교에 대해선 실밥 하나만 삐져나와도 두들겨 패기 바쁘더니 이재명 정부 외교는 속옷까지 다 벗어주고 와도 눈감고 칭찬하기 바쁘다”라고 비판했다. 화살을 외부로 돌린 것이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취임 축하 인사를 위해 국회를 찾은 김민석 총리와의 만남에서는 “여야가 손을 잡기에는 거리가 너무 먼 것 같다”며 “(여당이) 미래로 나아가자고 하면서 계속 과거로 무리하게 야당을 공격하는 것에 집중하고, 또 그러면서 야당도 여당과 협치의 손을 내밀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총리에 대해 “여야가 협치할 수 있도록, 일방적 입법으로 국민이 고통 받지 않도록 여러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지도부 회동에 호응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총리는 “한·미 회담이 끝난 후에도 당연히 여야 지도자에게 순방 결과를 설명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제안한 것”이라며 “조속히 이루어져서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대목을 장 대표가 직접 듣고 묻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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