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위스키, 1만원대 선풍기…'박리다매'로 닫힌 지갑 연다

2025-06-23

#1. 롯데마트·슈퍼는 이달 5일부터 1만9900원에 14인치 선풍기를 1500대 한정 판매 중이다. 1만원대 선풍기는 25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것으로, 롯데마트 측은 이번 행사가 시중가 대비 약 50% 저렴한 가격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 이마트는 최근 초저가 위스키 상품인 ‘저스트 포 하이볼’(Just for Highball)을 출시했다. ‘하이볼 제조 전용 위스키’라는 콘셉트로 출시된 이 제품 가격은 1병에 5980원. 위스키 원액으로는 최저가 수준이라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불황 속 고물가로 소비자 지갑이 좀체 열리지 않자 유통업체들이 체감 가격을 낮춘 초저가 기획 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다. 마진 폭을 줄인 대신 대량 판매를 노리는 ‘박리다매’ 전략이다.

대규모 할인 행사로 ‘초저가’에 도전하는 마케팅도 소비자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롯데레드페스티벌’ 1차 행사동안 반값 할인 판매한 한우와 수박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약 120%, 70% 증가했다.

12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롯데레드페스티벌 2주차 행사에서는 900원대 소고기, 3000원대 대게 상품을 선보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행사 제휴카드로 결제 시 100그램(g)당 99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호주산 척아이롤 외에도 할인폭이 큰 수박, 행복생생란 등 일별 특가 상품은 오픈런 현상까지 불러일으킬 만큼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의 박리다매 전략은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에서 비롯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7(2020년을 100으로 설정)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 상승했다. 1~4월까지 2.0~2.2%를 유지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섯 달 만에 1%대로 돌아섰지만, 같은 기간 가공식품 물가는 4.1%, 외식 물가는 3.2% 올라 소비자 부담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박리다매식 판매 전략이 소비를 확대하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내수가 부진하고 ‘불황형 소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이윤을 줄이더라도 소비자들을 점포 안으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하다”며 “자체 브랜드(PB) 상품이나 신선식품 할인행사 때문에 유입된 소비자들이 이익을 체감하면 추가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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