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취임한 이대희 한국벤처투자(KVIC) 신임 대표가 딥테크 분야 투자 확대와 모태펀드 존속기간 해소를 임기 중 추진할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또 향후 법정 기금, 퇴직연금 등의 벤처펀드 참여가 확산될 경우를 대비한 기관의 운용 체계의 전문성·안정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한국벤처투자가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대희 대표는 "앞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AI 등 딥테크 분야 전략적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세계 각국이 딥테크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는 만큼, 혁신의 공급원이 되는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유망 딥테크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전용 펀드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혁신펀드' 관련 예산을 450억 원에서 1000억 원 규모로 증액한 바 있다. 한국벤처투자는 딥테크 분야 전용 펀드 조성 과정에서 해당 자금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또 이 대표는 모태펀드 존속 기간 해소와 관련해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긴밀한 협의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 현재 정부와 관련 업계에서는 모태펀드 존속 기간 규정을 삭제하는 '영구화'와 '기간 연장'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벤처투자촉진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2005년 조성된 모태펀드의 존속기간은 2035년까지다. 벤처캐피털(VC)들이 운용하는 자펀드의 만기는 보통 10년으로 책정된다. 이에 모태펀드 존속기간 영구화나 연장 없이는 내년 모태펀드 출자사업부터 만기를 10년 이하로 조정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전문가 간담회에서도 모태펀드 존속기간 해소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거론됐다"면서 "딥테크 분야는 장기간 투자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꼭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임기 중 국내 벤처투자 시장 규모 확대와 VC들의 글로벌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현재 벤처캐피탈협회와 벤처기업협회는 물론 정치권을 중심으로 법정 기금과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참여가 논의 중인 상황이다. 이에 한국벤처투자는 향후 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국내 VC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한국벤처투자가 지난 20년 동안의 출자사업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자금이 벤처펀드에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VC가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