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품 무관세’ 내주고도… 필리핀, 고작 ‘1%P 인하’

2025-07-23

20→19%… 현지 언론 “최악 모욕”

마르코스 대통령은 “중요한 성과”

인니, 무관세에 비관세 장벽 철폐

기존 상호관세 32%서 19%로 ↓

필리핀이 미국과 19%의 상호관세율을 합의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협상을 위해 직접 미국까지 방문해 공을 들였지만 기존 발표된 관세율보다 1% 낮추는 데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합의 내용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 “우리는 필리핀이 미국에 무관세로 시장을 개방하는 무역협정을 맺었다”며 “필리핀은 19%의 관세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8월1일부터 필리핀에 대해 적용할 19%의 상호관세율은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에 적시한 20%에서 1%포인트 인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리핀이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이며, 최근 훌륭한 훈련을 몇 차례 실시했다”며 “우리는 군사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필리핀 의회와 언론들은 마르코스 대통령이 얻어낸 관세율 인하폭이 미미하다며 “최악의 모욕”이라는 반응이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회담 후 미국이 이번에 관세율을 1%포인트 낮춘 것에 대해 “매우 작은 양보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타결된 인도네시아와의 무역 협상 세부 내용도 이날 공개됐다. 인도네시아는 미국이 부과하는 상호관세 세율을 32%에서 19%로 낮추는 대신 미국이 자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와 농산물, 의약품에 대해 규제 적용을 면제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인도네시아와의 무역 합의 내용에 대해 언론에 브리핑하며 “인도네시아는 미국과의 교역에서 99% 이상의 제품에 대해 관세를 0으로 낮추고 미국에 대한 모든 비관세 장벽도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자동차, 의약품 등은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도 비관세 장벽이 있다고 주장하며 규제 철폐를 주장해온 품목이라는 점에서 한국에 대해서도 유사한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미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해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 및 배출기준을 수용하기로 했다. 그간 미국은 다른 나라가 수입 미국산 자동차에 미국의 안전 기준과 다른 자국의 안전 기준을 적용하는 게 무역장벽이라고 주장해왔으며, 한국에도 미국의 자동차 안전·환경 기준을 인정해 미국 기업의 인증 부담을 줄이라고 압박했다.

인도네시아는 또 의료기기와 의약품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증과 사전판매 허가를 인정하기로 했다. 미국 제약사들은 한국에 대해서도 보건 당국의 신약 허가가 오래 걸리고 복잡하다고 불만을 표출해왔다.

무역 전쟁 휴전 중인 미·중 간의 합의 방향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 방문 계획과 관련한 기자 질문에 “아마도 그리 머지않은 미래”라고 밝혔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