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폭염' 차량에 2살배기 두고 출근… 아이 결국 사망

2025-07-03

최근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덮친 스페인에서 아버지의 부주의로 차량 안에 6시간 가까이 방치된 아이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2일(현지시간) 스페인 매체 엘 파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께 스페인 코스타 도라다 지역의 발스 산업단지에서 2살 남아가 뜨거운 차량 속에 방치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에 따르면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아버지가 아이가 차량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근처를 지나던 동료가 차 안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방치된 아이를 발견하고 아이의 아버지와 구급대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는 아이를 확인한 아버지와 동료들이 아이를 차에서 꺼내 시원한 곳으로 옮겨둔 상태였다. 구급대는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하는 과정에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아이는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남성이 출근하면서 아이를 뒷자석에 태운 사실을 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남성이 큰 충격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심리 치료 후 자세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정식 체포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이날 수은주가 섭씨 37도까지 올라갔다. 밀폐된 차량 안 온도는 외부보다 올라가기 때문에 경찰은 아이가 열사병과 탈수로 사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자세한 사망 원인은 부검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때이른 폭염으로 유럽을 포함한 세계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스페인 일부 지역은 한 때 섭씨 46도가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달 28일부터 현재까지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스페인에서만 100명 넘게 확인됐다.

여러 유럽 국가에서 건강 경보가 계속 발효 중이며, 유럽 남부에는 '최악의 더위'가 덮쳤다. 프랑스 파리는 섭씨 40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이며,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도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폭염은 북아프리카의 강한 고기압으로 인한 열돔 현상과 함께 지중해의 높은 수온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폭염은 '조용한 살인자'로 불린다. 이상 기후가 이어지면서 극단적인 더위는 갈수록 심화될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클레어 널리스 세계기상기구 대변인은 2050년까지 유럽 인구의 절반이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건강 고위험' 상태에 놓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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