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거리마다 군인·경찰 배치
톈안먼 인근 주민도 신분 확인
거리 찍자 휴대폰 카메라 검사
학교에선 항일전쟁 주제 교육
“일본, 불참 종용 괘씸” 불만도
중국 전승절을 이틀 앞둔 1일 베이징 시내는 삼엄한 경계 속에 열병식 손님맞이 준비에 돌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해외 정상들이 오를 톈안먼 망루에는 붉은 천이 내걸렸다. 톈안먼 광장에는 이날부터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됐다.
3일 열병식이 거행되는 코스인 창안제는 소개령을 내린 것처럼 깨끗했다. 톈안먼 광장 방향으로는 차량이 거의 다니지 않았다. 공유자전거도 치워져 있었다. 50m마다 보안요원이 배치됐다. 정규 경찰만으로는 인력이 모자란 듯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노인 자원봉사자들까지 동원돼 거리를 지켰다. 제복 차림의 정규 경찰은 주로 육교와 지하철역, 관공서 인근에 배치됐다.
톈안먼 광장에서 4㎞가량 떨어진 젠궈먼역 인근 인도에서 휴대폰으로 거리 사진을 찍자 보안요원이 기자를 불러세워 휴대폰을 검사했다. 보안요원을 찍은 사진을 휴지통에서 삭제하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통행을 허락했다.
톈안먼 광장과 가까운 곳은 녹색 정복 차림의 군인들이 지켰다. 광장 인근 은행과 현대자동차 대리점, 오메가 시계 대리점, 샤오미 대리점 등이 이날 문을 열지 않았다. 군인들은 31도의 날씨에 미동도 하지 않고 문 닫은 상점 앞을 지켰다.
남은 이틀 동안 통제는 더욱 엄격해진다. 2일부터는 창안제 인근 주택가도 출입 통제가 강화된다. 거주자도 신분증 검사를 받아야만 통과할 수 있다. 베이징 외국인 생활플랫폼인 ‘베이징어’는 “외국인은 만약을 대비해 주택계약서 사본도 소지하는 것이 좋다”고 안내했다. 톈안먼 광장에서 2㎞ 떨어진 사무실 근무자들도 4층 이상 거주하는 인원의 경우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새 학기 개학은 1일에서 오는 4일로 연기됐다.
열병식 당일 베이징 도심 지하철은 거의 폐쇄된다. 대부분 오후 7시 운영을 재개하지만 톈안먼동·서역은 4일 오전 8시에 문을 연다.
베이징 시민들은 열병식 개최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창안제에 설치된 전승절 80주년 기념 화단을 구경하러 나온 60대 시민은 “인류 역사 최대의 열병식이 될 것이라고 하니 기대된다”며 “중요한 날을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쉬모씨(35)는 “일본 정부가 다른 나라에 열병식 불참을 권유한 게 괘씸하다”며 “중국의 힘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베이징 시민 장모씨는 “신형 무기들이 어떤 것이 나올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몇몇 택시기사들은 당분간 벌이가 시원찮을 것을 걱정했다.
중국중앙TV(CCTV)는 이날 <개학 첫 수업>이란 교육 프로그램에서 항일전쟁을 주제로 다루며 전승절 분위기를 띄웠다. 이 프로그램은 해마다 새 학기 시작일인 9월1일 방영되며 중국의 모든 학생이 시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