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관련한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이달 중으로 발표하고, 당초 예고대로 오는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3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이 오는 7월로 예정돼 있다"며 "가계대출 정책의 일관성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에 말씀드린 대로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5월 중 시행방안에 대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대출금리에 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로, 미래 금리 변동성 리스크를 반영한 스트레스 금리가 붙으면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3단계 스트레스 DSR이 도입되면 은행권과 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기타대출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 100%(하한)인 1.5%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금리 수준과 관련선 "기본적으로는 수도권과 지방과 조금 차이를 두고 진행하겠다"며 "자세한 금리 수준 등에 대해선 조율을 거쳐 이달 중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당초 계획대로 수도권에는 3단계 스트레스 금리를 정상적으로 적용하고, 지방은행에는 스트레스 금리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금융감독체계의 대대적인 개편을 주장하고 나선데 대해선 "현재 논의되고 있는 내용이 민주당의 공식적인 입장인지, 지난 토론회의 발제자 의견인지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당사자이기도 한 금융위 또는 금융위원장의 입장에선 시기적으로나 적절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일 '금융감독체계 개혁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금융위의 남은 조직과 금융감독원을 합쳐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로 개편하는 내용을 골자로, 민주당은 일원화된 금융정책·감독체계에서 벗어나 소비자 중심의 감독체계 강화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어 "외환위기 이후 몇 차례 금융정책과 감독체계를 크고 작게 개편해 왔는데, (개편하고) 나면 또 단점이 보이기 때문에 여전히 이런 얘기가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조직과 구조 문제도 물론 고려를 해야겠지만, 결국은 '기관을 어떻게 운영을 잘 할 것인가'하는 관점에서 서로간 조금씩 조율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규제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한 것이 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를 벌어지게 했다는 비판에 대해 "가계대출 부분을 정부가 억제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금리를 내리지 마라'라고 얘기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연초에도 말했듯이 기준금리 인하 부분을 반영해 대출금리를 내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은 그대로이고, 그 이후 대출금리는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며 "가계대출을 포함해 (대출금리) 인하 속도가 적당하냐는 부분은 점검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되기 전 가계대출 수요가 몰릴 우려에 대해선 "4월 가계대출이 3월보다 좀 많이 늘어나는 모습이나, 그 수준이 연간 계획에 대비해 아주 튀는 수준까지는 아니다"며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기 이전에 월별 목표 범위 내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상법개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 등 금융당국 수장간 엇박자를 낸 것과 관련해 "기관 대 기관으로 굉장히 협조가 잘 되고 있고, 금융위의 리더십이 잘 발휘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 여러 부처와 기관의 대행 체제인 상황에서 금융당국까지라는 생각이 좀 강했다"며 위원장이 발언하지 않고 문제를 키웠다, 유약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저의 기관장으로서의 리더십이 좀 부족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선 전 열린 기자간담회는 사실상 마지막 간담회가 될 것으로, 그동안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상황이 굉장히 어렵고 불확실성이 크지만, 정치 일정과 관련없이 금융시장은 매일 열리고, 국민들의 일상과 삶은 매일 이뤄진다"며 "금융위는 여러 불확실성 속에 그나마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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