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택시 호출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카모)가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출시를 위해 구글 웨이모, 바이두 등 미·중 두 기업과 협업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협업이 성사되고 관련 제도가 정비되면, 국내에서도 카모 플랫폼을 통해 무인 자율주행 택시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18일 모빌리티(이동성)·택시 업계 및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카모는 최근 국내에서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웨이모·바이두와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논의 결과에 따라 두 회사가 개발한 로보택시를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다.
카모는 택시호출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1위 모빌리티 플랫폼(카카오T) 사업자다. 또 웨이모와 바이두는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을 두고 경쟁 중인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두 회사 모두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 3월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가이드하우스가 발표한 자율주행 기술 순위에서는 웨이모가 1위, 바이두가 2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미국·중국의 도심에서 이미 운전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다른 자율주행 업체들과 기술적 수준에서 격차가 매우 큰 선두권 자율주행 회사로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이미 실제 도로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가 국내에 들어오게 되면, 한국 도로 상황과 신호체계 등 교통 시스템에 맞게 차체 및 소프트웨어 조정을 거친 뒤 택시 서비스에 바로 투입할 수 있다. 카모는 이를 통해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하고, 국내 자율주행 시장 및 기술도 전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려면, 실제 도로에서 달리며 모은 데이터로 인공지능(AI)의 운전실력을 높이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며 “웨이모와 바이두의 자율주행차는 이미 안전성을 어느 정도 입증한 상태에서 주행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모와 두 회사가 실제 협업을 하게 되고, 두 회사의 자율주행차를 들여오는 데 합의하더라도 서비스 시작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직 국내에선 법적으로 자율주행차라도 운전자 없이 실제 도로를 달릴 순 없다. 주행 가능 지역도 제한적이다. 미국과 중국처럼 도심 대부분 지역에서 무인택시를 불러 이용하는 단계까지 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택시업계와의 협의 과정도 필요하다.
카모 측은 “다수의 국내외 선도 업체들과 서비스 제공을 위해 협력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논의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대상이나 협력 방안 등과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