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일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성과급 1700%에도 만족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3000%, 5000%까지 늘어나도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 규모를 두고 갈등을 겪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SK서린사옥에서 열린 이천포럼 ‘슬기로운 SK생활’ 코너 도중 직원들에게 “(성과급과 같은) 보상에만 집착하면 미래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이는 근시안적인 접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하이닉스가 반도체 1등 기업으로 올라섰고 과거 2등의 한을 어느 정도 풀었다고 볼 수는 있지만 여전히 불안과 불행이 존재한다”라고도 했다.
최 회장은 ‘지속 가능한 행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며 성과급을 언급했다. 최 회장은 “행복은 사람마다 다르고 각자의 기준도 다르지만 그 속에서 공통되는 부분이 있다”며 “SK가 추구하는 것은 모두가 함께 느낄 수 있는 공통된 행복을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훈풍에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인 SK하이닉스는 올해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측은 성과급 지급률을 현 1000%에서 1700%로 상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2021년 사측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기로 약속한 만큼, 해당 금액 전체를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맞선다. 노조는 지난 6일 청주캠퍼스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조합원 총력 투쟁 1차 결의대회’를 진행했고, 지난 12일 이천캠퍼스에서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