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에게 기술은 보이지 않지만 복용 경험은 분명히 다릅니다”
김준호 알피바이오 총괄부장은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자사 제형 기술의 차별성과 시장 전략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연질캡슐 전문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알피바이오는 의약품에 적용되던 고도화된 제형 기술을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분야에까지 확장하며 제형 차별화의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대표 기술은 ‘뉴네오솔’과 ‘네오듀얼’이다. 두 기술은 본래 전문의약품 설계를 위해 개발됐지만 최근엔 기술을 세분화하고 기능성 원료를 다변화하며 일반 소비자용 건기식 제품으로 응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뉴네오솔은 물에 잘 녹지 않는 기능성 성분을 체내 흡수가 용이한 액상 상태로 변환해 흡수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같은 용량이라도 생체이용률을 높이고 캡슐 크기를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어 복용 편의성이 향상된다. 김 총괄부장은 “어르신이나 어린이처럼 알약 삼키기를 어려워하는 연령대의 소비자들이 더욱 쉽게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오듀얼은 두 가지 상반된 물성을 가진 성분 예컨대 수용성과 지용성 성분을 하나의 연질캡슐에 안정적으로 담을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약물 간 상호작용 문제로 복합제형 개발이 어려웠던 조합들도 가능해졌다. 그는 “예컨대 수용성 비타민 B와 지용성 비타민 D를 동시에 담는 제형이 가능해졌다”며 “성분 시너지를 확보하면서도 1회 복용으로 간편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복용 편의성과 기호성을 강화하기 위한 ‘젤리제’ 제형도 주목된다. 기존 연질캡슐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씹어 먹는 기호형 제형으로 변형한 제품이다. 알피바이오는 젤리제 제형으로 국내 최초 의약품 허가를 받았고 빠르면 내년 상반기 제품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가 바로 ‘지속성’ 기술이다. 원래 의약품 개발에서 방출 속도를 조절하는 개념으로만 활용되던 지속성 기술을 알피바이오는 일반 소비자용 제품에 적용해 ‘지속성 비타민C’를 국내 처음으로 상용화했다. 이 제품은 하루 한 번 복용만으로 최대 10시간까지 체내에 성분을 유지할 수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건강기능식품 제형으로 공식 허가를 받은 최초의 사례다. 김 총괄부장은 “기능성은 유지하면서도 복용 횟수를 줄이는 기술은 결국 소비자에게 효율과 만족을 주는 요소”라고 말했다.
제형 기술 전문 기업답게 생산 및 지식재산 역량도 탄탄하다. 알피바이오는 최근 5년간 하루 평균 약 465만 개의 연질캡슐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단일 공장 기준으로도 세계적 수준의 자동화 및 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허 포트폴리오 역시 CDMO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현재까지 총 28건의 제형 관련 특허를 출원했으며 이 중 약 80%가 연질캡슐 기술에 집중돼 있다. 김 총괄부장은 “건강기능식품 연구소에 박사급 인력이 다수 포진한 사례는 흔치 않다”며 “소비자가 성분은 그대로 섭취하되 더 잘 흡수되고 먹기 편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