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후 처음… 지샹항공에 전달
블룸버그 “미·중간 화해 신호” 해석
최근 에어인디아 추락 수습도 안간힘
미·중 관세전쟁 격화로 중단됐던 중국 항공사로의 미국 보잉사 여객기 인도가 재개됐다. 하지만 또다시 발생한 항공사고로 보잉의 ‘수난시대’는 이어지고 있다.
14일 블룸버그통신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보잉은 이날 중국 지샹항공에 보잉 787-9 광동체 항공기를 인도했다. 이는 미·중 관세전쟁 영향으로 중국 항공사들이 보잉 항공기 수령을 중단한 이후 보잉의 미국 본사에서 중국 항공사로 항공기가 인도된 첫 사례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초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후 첫 항공기를 중국 항공사에 인도했다”며 “이는 미·중이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나온 화해 신호”라고 해석했다.
앞서 지난 4월 초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에 고율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관세전쟁이 격화하자, 중국 항공사들은 당국의 지시에 따라 같은달 중순부터 미국 보잉사 항공기 인수를 중단했다. 하지만 미·이 지난달 관세전쟁 휴전에 합의하고 90일 동안 고율 관세 부과를 중단하면서 중국 항공사들도 보잉 항공기를 수령할 수 있게 됐다. 앞서 9일에는 중국 샤먼항공이 주문한 보잉 737맥스 항공기 1대가 중국 저장성 저우산에 있는 보잉사 완성센터에 도착하면서 인도 재개 신호가 확실해졌다.
이번 지샹항공의 보잉 항공기 수령은 지난 12일 보잉 787-8 드림라이너 기종의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으로 270여명이 숨진 사고가 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에어인디아 추락 사고는 다시 일어서려는 보잉에 또다시 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잉은 최근 잇따른 사고에 더해 지난해 9월 약 3만3000명의 보잉 공장 노동자들이 16년 만에 파업에 들어가면서 공장이 약 두 달간 멈춰 서기도 했다.
보잉은 이 같은 내우외환 이후 엔지니어 출신 로버트 켈리 오트버그 최고경영자(CEO)를 임명하며 쇄신에 나섰다. 하지만 오트버그 CEO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다시 대형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AP통신은 “보잉이 고난의 시대를 겪고 있으며, 이번 사고는 미국 대표 제조업체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