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보안 우려 용산 사용 부정적
NSC 통신망 靑 신설 두 달 걸려
공약대로 향후 세종 이전할 수도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의 첫 집무실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란 종식’을 기치로 전 정부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이 당선인이지만, 개방된 지 3년이 지난 종로구 청와대를 즉시 집무실로 활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장은 집무 공간이 마련돼 있는 대통령실을 청와대가 쓸 수 있는 상태로 수리될 때까지 임시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은 지난달 30일 JTBC 유튜브 채널에서 당선 이후 사용할 집무실에 관해 묻자 “청와대가 제일 좋다. 오래 썼고 상징성도 있고 문화적 가치도 있다. 거기를 안 쓸 이유가 없다”며 “안보 문제도 그렇고 거기가 최적”이라고 답했다. 반면 용산 대통령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이 당선인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대해 “(용산은) 보안이 심각하다. 도청 문제, 경계·경호 문제가 심각하다. 아파트 숲에 둘러싸여 다 보인다. 도·감청 기술이 뛰어나 유리창이 노출돼 있으면 소리가 다(들린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 당선인은 비용 등 현실적인 이유로 임기 초에는 용산 대통령실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급하게 뜯어고쳐서 (정부서울)종합청사로 가라 어디로 가라 이런 얘기하는 사람이 많던데 돈이 든다. 잠깐 입 다물고 조심해서 쓰다가 최대한 빨리 청와대를 보수하고 그리로 가야 한다”며 향후 집무실 이전 계획도 내놨다.

이 당선인 캠프 관계자는 비용적인 측면 외에 안보 등 업무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필요한 통신망을 청와대에 새로 설치하기 위해서는 두 달가량이 소요된다고 한다. 용산 대통령실 NSC망을 끊고, 청와대망에 도청장치 등 보안 여부를 점검해야 해서다.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금융연수원이나 관람객에게 공개하지 않은 청와대 경내 여민관 등을 사용하는 방법도 NSC 참석이 늦을 수 있어 대안으로 선택하기는 어렵다.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역시 마찬가지 이유에서 적절한 장소로 보기 힘들다. 다만 이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 세종 이전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장기적으로는 대통령 집무실이 세종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당선인이 대통령 관저를 어디로 정할지도 관심사다. 대통령경호처는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 기존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과 함께 서울 모처에 위치한 안가로 불리는 경호처 부속시설, 서울의 한 호텔 등 복수의 장소에 미리 보안 점검을 마쳐 당선인 측이 결정하면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대통령이 당선되면 기존 사저에서 출퇴근하며 관저 입주를 준비하지만 4일 곧바로 취임하는 일정과 경호상 위협이 높은 현 상황, 인천 계양 사저에서 서울까지 장거리 출퇴근이 사실상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안전이 확보된 장소로 먼저 입주한 뒤 관저로 사용할 곳을 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우석·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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