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대산문학상 수상자로 신해욱(51) 시인, 이기호(53) 소설가, 주은길(31) 극작가, 김지영(44) 번역가가 선정됐다.
대산문화재단은 10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제33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선정 발표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의 수상 작가를 발표했다. 시 부문에 지난해 출간된 신해욱 시인의 시집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봄날의책), 소설 부문에 지난 7월 출간된 이기호 소설가의 장편소설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문학동네)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희곡 부문엔 지난해 소극장 예술공간혜화에서 공연된 주은길 극작가의 희곡 ‘양떼목장의 대혈투’가, 번역 부문엔 김지영 번역가가 번역해 지난 2023년 출간된 천명관 장편소설 『고래』의 영어번역본 『웨일(Whale)』(유로파에디션스)이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시집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를 선정하며 “시인의 개성적인 시적 방법론과 다각적 세계탐구가 정점을 이뤄 독자로 하여금 밀도 높은 사유에 가닿도록 한다”고 평했다. 신 시인은 “시를 쓰기 시작할 때는 탐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 끝으로 갈수록 제가 공동체의 일원이란 것을 깨닫고 세계에 연결돼 있다는 것을 상기하게 된다”며 “이번 수상은 더 깊이 세계에 연결되고 책임을 가지라는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기호 소설가의『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엔 “동물을 매개로 문장 속에 삶을 관통하는 통찰을 유머러스하게 담아 독자에게 즐거운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고 평했다. 소설은 반려견 비숑 프리제 이시봉의 혈통을 둘러싼 이야기다. 이 소설가는 “아무런 원고 청탁이 없던 데뷔 4년 차 때 대산창작기금을 받아 그 돈을 종잣돈 삼아 결혼할 수 있었다”고 대산문화재단과의 인연을 설명하며 “지금까지 제가 쓴 가장 긴 분량의 소설로 대산문학상을 받게 돼 개인적으로 커다란 격려와 응원을 받은 기분”이라고 전했다.

희곡 부문을 수상한 주은길 극작가는 대산문학상 역대 최연소 수상자다. 202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등산하는 아이들’, ‘산은 말한다’ 등의 희곡을 썼다. 그는 “수상작을 5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공연했는데, 진심으로 고민하고 썼던 순간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된다는 현실이 허무하게 느껴져 계속 이 일을 해야 할까 생각하게 됐다”며 “제 희곡을 읽어주시고 인정해주셨다는 점에서 이 상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번역 부문 수상자인 김지영 번역가는 구병모 작가의 『파과』(2013),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2011),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2011) 등을 번역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한 김지영 번역가는 대산문화재단에 전한 수상 소감에서 “천명관 작가가 터놓은 길을 재포장했을 뿐”이라며 “원작이 워낙 훌륭해서 재포장한 영역본이 우수해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대산문학상은 대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종합문학상이다. 매년 시·소설·번역 부문을 시상하고, 희곡과 평론 부문은 격년으로 시상하며 올해는 희곡 부문 수상자를 발표했다. 번역 부문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번역물을 해마다 번갈아 시상한다.
시상식은 다음 달 5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겐 각각 5000만원의 상금과 양화선 조각가의 청동 조각 ‘소나무’가 주어진다. 시·소설·희곡 부문 수상작은 대산문화재단의 내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해외에 소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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