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수 빅테크에 지나친 의존도
지속된 적자와 대규모 부채
경쟁 심화와 자체 GPU 확산
이 기사는 11월 4일 오후 2시52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코어위브(CRWV)의 주가 전망이 테슬라(TSLA)만큼 크게 엇갈리는 것은 핵심 비즈니스의 향후 시나리오가 여러 갈래로 나뉘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강세론과 비관론 가운데 어느 쪽이 적중할 것인지는 실제로 AI 인프라 수요가 2030년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가 여부에 따라 판가름 난다고 말한다.
한편에서는 코어위브 내부적인 리스크를 지적한다. 순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부채 규모가 지나치게 크고 소수의 빅테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위험할 정도로 크다는 얘기다.
업체의 공격적인 GPU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막대한 규모의 자본이 필요하다. 비즈니스 구조가 지극히 자본 집약적이라는 얘기다.
강세론자들의 주장대로 업체가 AWS나 애저 등 빅테크의 데이터센터와 차별화를 꾀하며 AI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는 작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
코어위브의 사업은 수 천 개의 엔비디아(NVDA) GPU와 데이터센터 건설을 근간으로 하며, 초고속 네트워킹 인프라 유지에도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다. 실제로 업체는 비즈니스의 무게 중심으로 AI 클라우드 인프라로 옮긴 이후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소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업체는 수 십억 달러의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주식 발행과 부채, 고객 선불금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업체는 2분기 말 기준 대차대조표 상 224억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았고, 자본은 38억달러에 불과하다.
맥킨지는 AI 인프라 수요의 중장기 급증을 예고했지만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모틀리 풀은 낙관론과 별개로 대규모 지출이 결과를 동반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코어위브는 적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용량 확장을 서두르면서 영업현금흐름이 크게 마이너스 상태를 나타내는 실정이다. 업체는 '지금 투자, 나중에 수익 창출'이라는 전략을 고집하며 현재 계약을 통해 확보한 미래 매출이 당장의 손실을 상쇄하는 시나리오에 베팅하는 모양새다.
문제는 타이밍의 리스크라고 모틀리 풀은 지적한다. 어떤 이유로든 수요 성장이 둔화되거나 금융 비용이 상승하면 코어위브의 자본 집약성이 강점에서 약점으로 급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과거에도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이 같은 사례가 적잖게 발생했다. 2000년대 통신망과 2010년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초기 선도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지출했지만 이후 이익률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코어위브 역시 최근 분기까지 급격한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익 창출까지 예상보다 더 길고 험난한 과정을 겪을 수 있다고 약세론자들은 경고한다.
극심한 고객 쏠림도 업체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업체의 주요 고객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오픈AI, 메타 플랫폼스(META) 등이 포함된다. 보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상위 2개 고객의 매출이 77%에 달하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 빅테크의 이름이 투자자들에게 코어위브에 대한 신뢰를 제공할 수 있지만 지나친 쏠림은 어느 순간 매출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요 고객들 중 어느 업체가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다른 공급 업체로 다각화하는 전략을 취할 경우 코어위브에 커다란 타격을 가하게 된다는 것.
핵심 고객들이 가격 협상에서 더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코어위브의 매출 가시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업체의 이른바 '테이크 오어 페이(take or pay)' 계약이 일정 부분 리스크를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오더라도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테이크 오어 페이 계약은 구매자가 실제로 물품을 인수하지 않더라도 계약서에 명시된 최소 구매량에 대해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유형의 거래다.
AI 환경은 빠르게 진화하고, 대형 플레이어들은 자체적인 GPU 공급을 안정적으로 달성할 때 외부 업체에 대한 장기 의존도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현재로서는 코어위브가 희소성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소위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내부 용량을 확장하면서 이 같은 역학 관계가 바뀔 수 있다고 월가는 주장한다.
약세론자들은 코어위브가 소수의 공룡 기업들을 넘어 고객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지 여부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AI 인프라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뜨겁게 달아오르는 상황도 코어위브의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한다. 업체가 초기 틈새 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통해 가파른 매출 성장을 이뤘지만 경제적 해자가 보장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아마존의 AWS와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클라우드 거대 기업들이 모두 GPU 확보에 사활을 거는 상황이고, 엔비디아 하드웨어와 AWS의 트레이니엄, 구글의 TPU 등 맞춤형 AI 칩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코어위브보다 훨씬 더 깊고 거대한 자금력을 쥐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보다 견고한 입지를 구축했으며, 크고 작은 기업들과 더 오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특히 가격과 성능이 수렴함에 따라 코어위브가 현재 제공하는 수요의 상당 부분을 흡수할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말한다.
코어위브와 유사한 모델을 가진 소규모 GPU 클라우드 스타트업들의 등장도 경계심을 자극한다. 모틀리 풀은 AI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이 혼잡해 지고 있다고 전했다. 초기 GPU 부족 사태가 완화되면 가격 경쟁이 심화될 수 있어 우려된다. 오라클(ORCL)과 같은 기존의 IT 업체들도 고성장하는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뛰어드는 상황이다.
코어위브가 시장 입지를 방어하려면 기존의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한편 새로운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한 혁신과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작은 실수도 경쟁자들이 추격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고 비관론자들은 강조한다.
시장 전문가들이 코어위브를 '고위험-고수익 베팅'으로 분류하고, 투자은행(IB) 업계의 목표주가가 양극단으로 갈라진 것은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강세론자들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공급 부족이 구조적이고, 장기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약세론자들은 일시적인 특수에 해당하며 앞으로 경쟁 심화가 확실시된다고 말한다.
지난 3월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나스닥 시장에 등판한 코어위브는 11월3일(현지시각) 126.32달러에 거래를 종료해 기업공개(IPO) 이후 216%에 달하는 상승 랠리를 펼쳤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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