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내 김장 비중 줄고 상품김치 구매↑
정부, 김장 할인행사 확대로 비용 낮춘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올해 김치를 직접 담그겠다는 가구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김장을 하지 않고 상품김치를 구매하는 가구는 30%를 넘었다. 김장철을 맞아 절임배추 사용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 가운데 배추와 무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올해 김장비용 부담은 작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2025년 소비자 김장 의향 및 주요 채소류 공급 전망'에 따르면, 올해 김장을 전년과 비슷하게 한다는 응답이 68.7%로 가장 높았고 줄이겠다는 응답은 16.3%, 늘리겠다는 응답은 15.0%였다. 전반적으로 김장 규모를 유지하거나 축소하는 분위기다.
김장을 줄이겠다는 이유로는 가정 내 김치 소비량이 줄어서(49.0%), 상품김치 구매가 편해서(18.4%), 남은 김치 재고가 많아서(16.3%) 순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김장을 늘리겠다는 응답자들은 가정 내 김치가 부족해서(42.2%), 비용이 적게 들 것 같아서(17.8%), 주변에 나눠주기 위해서(15.6%) 등을 이유로 꼽았다.

본격적인 김장 시기는 11월 중순부터 12월 상순으로 조사됐다. 해당 기간에 김치를 담그겠다는 응답은 전체의 73.1%로 전년보다 0.7%p 높았다. 수도권과 충청권은 11월 중순~하순, 영남과 호남권은 11월 하순~12월 상순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김치를 직접 담그는 가구는 전체의 62.3%로 전년(64.5%)보다 줄었고, 상품김치를 구매하는 가구는 32.5%로 전년(29.5%)보다 늘었다. 지난 2022년 이후 상품김치 구매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인으로부터 김치를 구매하거나 무료로 조달받는 가구는 4% 미만으로, 소비자의 김치 조달 방식은 '직접 담금'과 '상품김치 구매'로 양분됐다.
김치를 직접 담그는 이유로는 가족의 입맛에 맞출 수 있어서(53.8%)가 가장 많았고, 상품김치보다 원료 품질을 믿을 수 있어서(26.9%), 절임배추와 양념으로 김치 담그기가 쉬워서(11.5%) 순으로 조사됐다.
김장에 사용하는 배추 형태는 절임배추가 58.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신선배추는 38.7%, 혼합은 2.4%였다. 절임배추를 사용하는 이유로는 절임과정이 번거로워서(55.8%)가 가장 많았고, 시간 절약(32.5%)과 구입의 편리성(11.2%)이 뒤를 이었다.
김치를 직접 담그는 비율은 줄었지만, 상품 김치 구매는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상품김치를 산다는 응답은 32.5%로 전년보다 3%p 증가했다. 상품김치를 구매하는 이유로는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수 있어서(39.5%), 김장 자체가 번거로워서(33.1%)가 꼽혔다.
구매 시에는 맛과 품질(60.8%)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고, 구매처는 인터넷쇼핑몰이나 홈쇼핑(48.8%)이 가장 많았다. 전체적으로 가정 내 김치 소비량이 줄고 상품김치 선호가 높아지면서 김장문화는 점차 간소화되는 추세다.

KREI는 가정 내 김장 규모가 줄었지만, 올해 김장 비용은 전년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원재료인 배추와 무의 생산량이 모두 늘었기 때문이다.
가을배추 생산량은 전년보다 3.2% 증가한 120만톤, 가을무는 7.2% 증가한 35만톤으로 예상됐다. 평년과 비교하면 각각 3.8%, 11.2% 감소했지만 지난해 이상기온과 병해로 작황이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공급 여건은 양호하다.
양념채소류도 전반적으로 안정세다. 건고추 생산량은 전년보다 0.8% 줄었지만, 단수가 증가해 품질이 개선됐다. 마늘 재고는 7만8000톤으로 2.6% 늘어 김장용 양념 수급에 여유가 생겼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김장철에는 주요 채소류 공급이 원활해 김장비용 부담이 전년보다 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도 김장철 수급 안정을 위해 '2025년 김장재료 수급안정 대책'을 마련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장 성수기인 11월부터 12월 사이 시장 가격 급등에 대비해 정부 보유 비축물량인 배추 8500톤과 무 2000톤을 탄력적으로 공급하고 출하시기를 조정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배추와 무의 작황이 양호해 김장철 물가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절임배추 생산과 유통 과정의 위생 관리, 포장 개선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김장 재료 할인행사도 대폭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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