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호흡’ 베논-하승우··· 한국전력 ‘셧 아웃’ 승리로 2R 스타트

2025-11-14

갈수록 잘 맞는다. 남자배구 한국전력이 외국인 주포 베논과 돌아온 세터 하승우의 환상적인 호흡을 앞세워 우리카드를 완파하고 2라운드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한국전력은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진에어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0(25-20 25-19 25-15)로 꺾었다. 이렇다 할 위기 없이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했다. 베논이 공격 성공률 76.47%, 공격 효율 73.53%로 32득점하며 상대 코트를 맹폭했다. 하승우의 토스가 베논에게 이어질 때마다 여지없이 한국전력의 스코어가 올라갔다. 베논은 이날 후위 공격 12개에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3개를 터뜨리며 ‘트리플 크라운’까지 달성했다. 마지막 3세트 3연속으로 상대 코트에 서브를 꽂아 넣었다.

베논도 하승우도 100% 컨디션은 아니었다. 베논은 직전 KB손해보험전을 앞두고 훈련 도중 발목을 다쳤다. 상근예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달 팀 합류한 하승우 역시 실전 공백 탓에 아직은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찰떡궁합이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경기 후 “서브, 블로킹, 공격 분배 등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면서 특히 두 사람의 호흡에 흡족해했다. 권 감독은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추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하)승우도 베논이 좋아하는 토스를 찾는 데 시간을 들였다”고 했다. 베논이 좋아하는 짧고 빠른 토스가 특히 눈에 띄었다. 권 감독은 “베논은 일본, 유럽에서 뛸 때도 토스를 그렇게 높이 주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면서 “1라운드 후반으로 가면서 두 사람 호흡이 좋아졌는데, 앞으로는 더 좋아질 거 같다”고 했다.

베논도 “첫 경기보다 훨씬 더 잘 맞는 느낌이다. 이제 나도 하승우를 알고, 하승우도 나를 안다. 신뢰가 쌓인 것 같다”고 했다. 하승우는 “처음부터 호흡은 걱정하지 않았다. 베논이 어떻게 올려주든 자기가 다 때릴 거라도 하더라. 제가 잘 올려만 주면 상대가 잡을 수 없게 때리니까 나만 잘하면 될 거 같다”고 웃었다.

베논의 트리플 크라운은 이번 시즌 4번째다. 베논 개인으로는 처음이다. 베논은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처음인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 블로킹 하나를 마지막에 채워서 더 좋았다”고 했다. 이날 베논은 3세트 막바지 23-13에서 자신의 3번째 블로킹을 기록했다. 베논은 “하지만 트리플 크라운보다 팀이 이기는 게 더 의미가 있다. (지난달 31일) 대한항공전부터 쭉 경기력이 유지되고 있어서 좋다”고 덧붙였다.

3세트 3연속 서브 에이스에 대해서는 “서브 토스부터 부드럽게, 자연스럽게 하자고 생각했다. 경기 초반에는 강하게 때리기보다 코트 안에 넣는 데 집중했다. 그러면서 좀 더 세게, 좀 더 세게 때리면서 마지막에 좋은 리듬으로 갈 수 있었다”고 했다. 베논은 “팀이 강한 서브를 주문한다. 그 부분이 잘돼서 기분 좋다”고 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이날 별다른 대응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했다. 세터 한태준과 공격수들 사이 호흡이 삐거덕거리는 장면도 여러 차례 나왔다. 아라우조가 18점을 올렸다.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다.

마우리시오 파에스 우리카드 감독은 “기술적인 모든 부분에서 상대에게 밀렸다. 선수들 경기력 자체가 굉장히 (수준) 이하였다. 매 경기 헌신적으로 플레이하지 않으면 대부분 경기를 쉽게 내줄 수밖에 없다”며 실망스러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파에스 감독은 “한태준과 공격수들 호흡이 맞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한태준이) 대표팀 일정으로 늦게 합류했다는 건 이유가 안 된다. 아라우조 외에는 모두 오래 호흡을 맞춘 사이다. 알리도 벌써 2년째 보고 있다. 호흡이 맞지 않는다면 대화를 하면서 계속 조율하고 풀어가는 게 세터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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