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의 눈.”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현지 언론이 우익 군소정당 참정당에 대해 내놓은 평가다. 지지율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이유에서다. 마이니치신문은 참정당이 8~17석을 획득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참정당이 직전 참의원 선거가 열린 2022년 획득한 의석은 1석이었다.
가미야 소헤이(48)는 이 정당 중심에 자리한 인물이다. 창당 발기인이자 현 당대표다. 3년 전 참의원 1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1977년생으로 일본 정치인 중 아직 젊은 축에 속한다.
세습 정치인은 아니다. 간사이대학교 문학부 졸업 후 첫 직업은 고등학교 교사였다. 이후 가족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점장을 맡았다가 업장이 도산하는 낭패를 겪었다. 이같은 경험이 교육, 지방 경제 등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고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다. 정계 입문은 2007년 오사카부 스이타시 지방의원 선거에서 당선되면서다.
다음 15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스이타시 의원으로 2011년 재선됐으나, 이듬해 자민당 소속으로 중의원 선거에 입후보했다가 낙선을 경험했다. 이후 인터넷 채널을 만들어 정치·역사·경제 등 다양한 주제로 비평 활동을 했지만 정치권에서 이렇다할 자리를 잡진 못했다. 참정당 창당은 2020년이다. 창당 슬로건은 “투표하고 싶은 정당이 없기 때문에, 제로(0)에서 스스로 만든다”였다.
창당 이후엔 성장세가 또렷했다. 가미야 대표는 2022년 비례대표 투표에서 176만표를 얻으며 국회에 입성했다. 신생 정당치고 지지율이 높아 ‘참정당 현상’이란 말도 생겼다. 올해 들어선 6월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당 소속 입후보자 4명 중 3명이 당선되며 돌풍을 일으켰다. 최근엔 보수표를 상당수 가져갈 것이란 예상 때문에 여당 자민당의 위협 요소로 거론된다. 3040 지지율이 특히 높다. 산케이신문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는 두 연령대에서 각각 22.2%·19.3%로 지지율 1위였다.
소셜미디어 활용은 가미야 대표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그는 2022년 참의원 선거 때부터 거리 연설 영상을 인터넷으로 퍼뜨리는 전략으로 주목 받았다. 현재 당 공식 유튜브 구독자는 약 42만명이다. 산케이 조사에 따르면 올 4월~7월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정당이 참정당이다.
‘일본인 퍼스트’ 등 강경한 주장이 가미야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다. 외국인 유입 증가 속 일부 외국인 범죄 등 소식에 불안감을 느낀 현지인들의 지지를 선명한 구호로 이끌어 냈다는 평가 한편에 배외주의를 강화하는 우익 포퓰리즘이란 우려가 공존한다. 가미야 대표는 선거 기간 중 “고령의 여성은 아이를 낳을 수 없다. 젊은 여성이 아이를 낳기 쉬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등 발언으로 차별 논란을 낳기도 했다. 현행 평화헌법과 관련해서는 개정을 넘어 새 헌법을 만들자는 현실성 낮은 주장을 내놨다.
그가 음모론적 수사를 즐겨 쓴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 코로나19 유행 당시 백신 접종 정책을 언론이 공포 마케팅으로 이끌어냈다며 ‘인체실험’이라고 주장한 것이 한 예다. 당 자체 출간 <참정당 Q&A북>엔 유대계 중심 ‘국제적 금융 세력’이 백신, 남녀 평등 정책 등 뒤에 자리했다는 주장이 실려있다고 마이니치는 전한다. 가미야 대표의 당 운영 방식이 ‘1인 독재’라는 내부 비판도 있다.
가미야 대표는 14일 거리 연설에서 “자민·공명 연립 정권의 정책이 잘못됐다고 계속 말해왔다. 그걸 연장하는 일을 할 리 없다”고 말하며 현 이시바 시게루 총리 체제 여당과의 연정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다만 그가 선거 후 ‘여자 아베’ 다카이치 사나에를 비롯한 자민당 내 극우와 손 잡고 보수 ‘우클릭’을 낳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