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참의원(상원) 선거 참패 이후 사퇴 압박을 받아온 이시바 시게루 총리 지지율이 한 달새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한일 정상회담 등 외교 석상에서 잇달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여론을 반전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이 이달 22~24일 실시해 25일 발표한 전국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시바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39%로 7월 22%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요미우리가 2008년 전화 여론조사를 도입한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시바 총리가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럴 필요 없다’는 응답이 50%로 지난 조사(35%)보다 15%포인트 올랐다.
선거 패배 직후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타결한 것이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지난달 23일 한국·유럽연합(EU)보다 빠르게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마무리했다. 상호관세를 25%에서 15%까지 끌어내리고 특히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를 기존의 절반인 12.5%까지 낮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달 23일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내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여론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이시바 총리 역시 정권 유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당장 이달 25일 리셴룽 전 싱가포르 총리, 29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이어 9월에도 다수 외교 일정이 예정된 만큼 정치 공백을 만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이시바 총리가 외교를 명분 삼아 정권 유지를 고집한다면 자발적으로 퇴진을 표명하는 시나리오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자민당이 다음달 초순 중 선거 패배 원인 검증 작업을 마무리하면 다시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각을 지탱했던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간사가 검증 직후 책임을 지고 사임할 경우 이시바 총리 역시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