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사망 처리됐는데...살아서 귀국한 70대 신원 회복 작업 중

2025-08-03

중국 체류 중 2015년 사망 처리됐던 A씨, 지난달 25일 귀국

군산시·전주다시서기지원센터 등 신원 회복 위한 지원 나서

주민등록 말소·건강보험 부재 등 문제로 지원에 어려움 겪어

10년 전 사망 처리된 남성이 생존한 채 귀국했다. 군산시와 민간단체들은 해당 인물의 신원 회복을 위한 지원에 착수했지만 행정과 의료 지원에서는 일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3일 군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중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남성이 시에 보고됐다. 해당 남성 A씨(70대)는 익산경찰서와 군산경찰서를 통해 군산시청에 인계됐는데, 그의 신원을 확인한 시청 관계자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멀쩡히 살아서 귀국까지 했던 남성이 이미 오래전 사망 처리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완주군 봉동읍에서 만난 A씨는 10년 전 중국에서 체류 중 사망 처리가 된 것을 확인했었다고 회상했다.

A씨는 “2015년쯤 귀국을 하려고 공사관을 찾았다가 사망 판정이 됐다고 들었다”며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을 사망자라고 이야기하니 당혹스러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A씨는 귀국을 위해 바로 신원 회복 절차를 밟으려 했지만 심한 어지러움 증상으로 인해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10년 동안 중국 경찰 병원에서 머물렀다.

그러던 중 증상이 더욱 심해진 A씨는 한국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어 영사관을 통해 귀국을 요청, 지난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는 “제가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부분도 있고 반대로 책임을 묻고 싶은 내용도 있다”며 “신원 회복 후 처벌받을 것은 처벌받고, 책임을 묻고 싶은 내용에 대한 법적 조치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A씨는 귀국 이후에도 치매, 어지럼증, 중풍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어 병원에 입원 후 진료를 받고 있다.

사망자 신분이었던 A씨가 입원할 병원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실제 여러 병원이 그를 입원시키는 것에 난색을 보이기도 했다.

군산시청의 요청을 받은 전주다시서기지원센터는 그가 입원할 병원을 수소문했고, 그 결과 완주군 봉동읍의 한 병원과 연결됐다.

평소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 활동을 꾸준히 진행 중이던 해당 병원은 고민 끝에 A씨를 입원시켜 치료하겠다고 결정했다.

다만 그를 돕고 있는 기관들은 관련 절차 및 규정 공백으로 인해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사망 판정을 받으신 분이라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규정이 없기도 했고, 담당 지자체가 군산시가 맞는지도 명확하지 않아 고민이 컸다”며 “시 입장에서 명확한 지침은 없으나 우선 신원 회복이 돼야 다음 절차가 진행될 수 있을 것 같아 법률구조공단에 자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주다시서기지원센터 관계자는 “주민등록이 말소된 분이라 기존의 지원 체계는 적용하기가 어려웠다”며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찾아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A씨를 돌보고 있는 병원 관계자는 “A씨가 여러 증상을 호소하고 있지만 환자의 말만 듣고 약 처방이나 치료를 진행할 수는 없다”며 “여러 검사를 해보고 싶은데 사망자 신분이라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도 없고, 검사를 맡을 상급 병원을 찾기도 곤란하다”고 한숨지었다.

그러면서 “모든 의료 행위에 큰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데, 사실상 이 모든 비용을 병원이 부담할 상황”이라며 “선의로 나섰던 일이 피해만 남기고 끝난다면 향후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다른 병원들도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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