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플러스(032640)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광고 제작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전담조직을 꾸렸다. AI를 전사적으로 도입해 인건비를 포함한 비용을 줄이는 수익성 개선 계획의 일환이다. 이를 통해 통신사업 불황에 대응한 신사업 투자여력을 확보하겠다는 게 회사의 구상이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컨슈머부문 산하 마케팅그룹에 AI 광고 제작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 ‘AX특공대’를 구성했다. AX특공대는 마케터들로만 이뤄져 자사 기술 ‘익시’와 챗GPT, 영상 생성 모델 ‘소라’ 등 다양한 생성형 AI 도구를 직접 활용해 광고 제작비를 기존 대비 5% 수준으로 줄이는 역할을 맡았다. 유튜브 영상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고품질의 TV 광고용 영상을 제작하는 게 목표라고 회사는 전했다.
LG유플러스가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개발자들이 아닌 비전문가 직원들로 AI 도입을 위한 전담 조직을 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딩 같은 전문지식 없이 간단한 프롬프트(명령문)나 음성 명령만으로도 AI 활용이 가능해진 만큼 전 임직원의 관련 역량을 키우는 사내 AX(AI 전환)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AX특공대는 실제로 유튜브 쇼츠(짧은 영상)용 콘텐츠 6편을 만들어 회사 공식 채널에 게재했다. ‘이삭 줍는 여인들’, ‘절규’ 같은 명화를 패러디해 자사 AI 서비스 ‘익시오’의 통화요약·피싱차단 기능을 홍보하는 식이다. 마케터가 광고 아이디어를 기획하면 AI가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영상과 내레이션을 생성하는 등 광고 제작을 수행한다. LG유플러스는 AI 영상 플랫폼 ‘캐럿’과 협력해 직원들에게 전문 창작자의 멘토링을 제공하는 등 AX특공대의 역할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가 사내 AX를 서두르는 것은 AI로 인건비 등을 절감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주수익원인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AI를 포함한 신사업 투자여력이 중요해진 것이다. 회사는 이미 아이돌플러스, 스포키, 화물중개 등 수익성이 낮은 비(非) AI 사업을 정리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5.6% 늘렸다. 여명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디지털 기술을 가속화해 구조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쟁사들의 행보도 비슷하다. KT는 AI 콘텐츠 기획·제작·유통을 위한 전문조직 ‘AI 스튜디오 랩’을 신설했다. 직원들이 유용한 프롬프트를 공유할 수 있는 사내 플랫폼 ‘크로프트 버디’도 개발했다. 삼성전자도 사내 AI 과제를 발굴하는 300명 규모의 ‘AI 크루’ 제도를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