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손 투수 손주영(27·LG)은 지난해 염경엽 LG 감독이 꼽은 ‘최고의 수확’이다. 2017년 데뷔 후 처음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며 28경기 9승10패 평균자책 3.79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도 약간의 기복만 제외하면 LG 국내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다. 1일 현재 11경기 6승3패 평균자책 3.79를 기록 중이다. 네 차례 퀄리티스타트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한 손주영은 이 부문 리그 2위에 올라있다.
특히 각 팀의 에이스급인 외국인 투수들과 맞대결에서 더 힘을 내고 있다. 손주영이 현재까지 거둔 6승 중 4승이 라일리 톰슨(NC), 아리엘 후라도(삼성), 미치 화이트(SSG), 라이언 와이스(한화) 등 외국인 선발과 대진에서 챙긴 승리다. 이 중 3경기가 2점 차 이내 접전이었다.

손주영은 지난달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후라도는 6.2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23일 인천 SSG전에서는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6이닝 2실점 한 화이트보다 잘 던져 3-2 승리의 발판을 놨다.
손주영은 29일 잠실 한화전에서도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와이스(6이닝 1실점)를 앞세운 한화와 선발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고, 팀도 3-1로 이겼다. 만약 손주영이 상대 외국인 투수에게 밀렸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경기였다. 손주영, 임찬규, 송승기 등 국내 선발진이 특히 탄탄한 LG는 올시즌 선발 투수 평균자책 3위(3.51)를 기록 중이다.
손주영도 외국인 투수를 상대로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뿌듯해한다. “지금까지 4명 이겼습니다”라며 웃은 손주영은 “완급 조절을 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 공을 던질 때 더 집중되고, 힘이 붙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외국인 투수를 만나면 ‘계속 이기네?’라는 생각이 든다”며 “오히려 괜찮은 것 같고 부담감이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사실 손주영은 얼마 전까지 마음의 짐을 안고 있었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4월 중순 부상으로 빠진 사이, 자신마저 부진했기 때문이다. 손주영은 4월 4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 5.40에 그쳤다. 자기 페이스를 찾아간 5월에도 17일 KT전에서 4.2이닝 4실점으로 한 차례 주춤했다.
LG는 손주영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플러스로 상승세를 탄 가운데 기다리던 에르난데스까지 복귀했다. 손주영은 “이제 완전체가 됐다”며 “내가 제일 못하고 있었는데 팀의 신뢰를 쌓은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