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3% 예금금리’ 내세우자, 시중은행 ELD로 맞불

2025-08-10

은행업계 수신 전쟁

최근 시중은행이 앞다퉈 주가지수연동예금(ELD) 신상품을 선보이거나 재판매에 나섰다. 저축은행이 연 3%대 고금리를 앞세워 수신 경쟁에 불을 지피자, 시중은행은 최고 연 10%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ELD로 맞불을 놓고 있다.

10일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 집계에 따르면 이들 은행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총 5조5254억원어치 ELD 상품을 판매했다. 이 속도라면 지난해 연간 판매액(7조3733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은행 업계에선 예상한다. 전체 판매액의 86%(4조7771억원)는 신한은행 창구에서 팔렸다.

국민은행은 올해 5월 ELD 판매를 재개했다. 2018년 이후 8년여 만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하락하자,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ELD를 다시 선보였다”며 “저금리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영업 전략”이라고 말했다. 다만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은 유일하게 ELD를 판매하지 않았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ELD는 연동된 주가지수 상승률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구조다. 지수가 크게 하락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주가연계증권(ELS)과 달리 원금을 보장한다는 게 ELD의 강점이다. 정기예금보다 더 높은 수익을 노려볼 수 있어 예테크족(예금+재테크족)도 관심이 많다.

시중은행이 ELD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수신 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저축은행은 다음 달 예금자 보호 한도의 1억원 상향을 앞두고 고금리 특판을 내놓는 등 수신 경쟁에 불을 지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79곳)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이달 8일 기준 연 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26%였다. 여기에 신용카드 발급, 관리비 이체 등에 따른 우대금리를 더해도 평균 2.5%에 그쳤다.

최근 시중은행이 2%대 정기예금 대신 ELD 판매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ELD는 대부분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설계했다. 해당 지수의 변동성에 따라 약정 금리의 높낮이가 결정된다. 예컨대 국민은행이 지난달 선보인 ‘KB 스타 지수연동예금(고수익목표형)’은 최고금리가 연 11.5%다. 코스피200 지수 상승률이 1년 동안 0~10%(전년 대비) 범위에서 움직이면, 수익률(금리)도 그에 따라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구조다.

다만 1년 동안 코스피200 지수 상승률이 한 번이라도 10% 상한 조건을 뚫고 급등하면 금리는 2%로 낮아진다. 또 지수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수익률은 1.5%로 내려간다. 원금은 보장되지만 수익률이 기존 정기예금 금리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기대수익률은 낮지만 수익 구조가 단순한 상품도 있다. 신한은행이 판매하는 ‘세이프 지수연동예금 코스피200 디지털 상승형’은 1년 뒤 코스피200 지수 종가가 가입한 날 지수 종가보다 높으면 연 2.57% 금리를 제공한다. 반대로 1년 뒤 코스피200 지수가 가입한 날보다 떨어지면 0.15%포인트 깎인 2.42% 금리를 적용한다.

금융교육 컨설팅사인 웰스에듀의 조재영 부사장은 “ELD는 상품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어 정기예금과는 엄연히 다른 상품”이라며 “특히 기대수익률이 높을수록 조건이 까다로울 수 있어 가입 전에 상품 구조를 꼼꼼히 따져보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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