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월즈) 우승을 이끈 페이커(이상혁)의 리더십이 화제다.
지난 9일 KT롤스터와 결승전 5세트에 도란(최현준)이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지만, 페이커는 헤드셋을 통해 “침착하게 심호흡 한번 해라. 미안할 건 없는데 심호흡 한 번 해”라고 다독였고, 결국 3-2 승리를 이끌었다.
페이커는 미국프로농구(NBA) 마이클 조던처럼 월즈 6회 우승과 스리핏(3연패)을 달성했다. 1990년대 조던은 동료들에게 높은 기준을 요구하며 팀을 강하게 이끌었고 훈련 때 스티브 커에 펀치를 날릴 만큼 ‘제왕적 리더십’으로 유명했다.
반면 페이커는 별 얘기 안하고 모범을 보이는 스타일이다. 팀이 위기에 처해 우물쭈물하면 본인이 먼저 나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며 따라오라고 한다. 2023년 징동 게이밍과 월즈 4강전에서 팀원들이 절망에 빠져있을 때 “내가 넘겨줄게”라는 말과 함께 적진 한복판으로 먼저 뛰어들어 승리를 이끈 게 대표적이다.
페이커는 찰나의 순간에 팀원들의 화면을 다 보며 챙긴다. 2022년 월즈 결승전 패배 후 감정을 억제하며 고개를 좌우로 돌려 동생들이 괜찮은지부터 살폈다.

팀워크가 중요한 5대5 게임에서, 1996년생 페이커(29)는 2000년대생 오너(문현준·23), 구마유시(이민형·23), 케리아(류민석·23), 도란(최현준·25)을 잘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 말 합류한 도란을 “란도형”이라고 장난스럽게 부르고, 휴대폰을 보는 도란의 다리를 꼬는 나쁜 자세를 교정해주고 허리에 쿠션도 대줬다.
2년 전 인터뷰 당시 페이커에게 리더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물었다. 페이커는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건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리더도 실력적인 부분에서 본인의 자질을 평가 받는다고 생각한다. 저 같은 경우엔 남을 이끌어주는 게 뛰어나지 않아서, 스스로 발전해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다른 팀원들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좀 더 동화되고 화합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국 시나닷컴이 봉준호(영화감독), 손흥민(축구), BTS(가수), 김연아(피겨)와 함께 ‘한국의 5대 국보’라 평가한 것에 대해 페이커는 “운이나 시대적인 수요가 따라줬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는데,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인용한 문구다. 끊임없는 독서도 그의 리더십 비결 중 하나다.
롤은 인스타그램에 페이커의 별명을 나열하며 존경을 표했다. ‘The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The Immortal’, ‘The Demon king’(불사대마왕), ‘The Mid Lane Emperor(미드라이너 황제)’, ‘The God(신)’, ‘The only and only Faker (유일무이 페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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