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20만원 수준’ 전북 고령층 ‘사망보험 연금화’에 문의 쇄도

2025-11-03

“요즘 보험금을 생활비로 돌리면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는 어르신이 부쩍 많아졌어요. 이젠 보험도 노후자금의 일부로 인식하는 거죠.”

사망보험금을 생존 중 연금처럼 나눠 받는 ‘사망보험 연금화’가 본격 시행되면서 전북 고령층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체 도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6.3%로 전국 4위인 전북은 초고령층 사회로 제도의 주요 수혜층이자 실험대가 되고 있지만, 실제 수령액이 월 10만~20만원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 논란도 뒤따르는 상태다.

3일 도내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삼성·한화·교보·신한·KB라이프 등 5대 생명보험사가 ‘사망보험금 유동화(연금화)’ 제도를 시작했다.

내년 1월부터는 모든 생명보험사로 확대되며, 사망 시 일시금으로 지급되던 보험금을 해약환급금을 재원으로 일정 기간 분할 수령할 수 있다.

즉, 보험을 해지하지 않고도 일정 금액을 생활비로 돌릴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안내 문자를 받은 고령층의 상담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들 사이에 ‘묶여 있던 돈을 꺼내 쓸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시행 직후부터 관심이 커졌다는 게 현장 분위기다.

보험설계사 이경주(61)씨는 “전북처럼 고령층이 많은 지역은 문의가 특히 많다”며 “해약은 손해라 유지하던 계약자들도 일단 상담은 받아보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전환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높지 않다.

연금 전환의 기준이 되는 해약환급금이 낮고, 수령 기간과 예정이율을 감안하면 월 수령액이 많아야 10~20만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사망보험금 1억원 상품(20년 완납·예정이율 7.5%)의 해약환급금은 약 4천200만원으로, 이를 연금화하면 연간 174만원, 매달 14~15만원을 받을 수 있다.

즉, 1억원짜리 보험을 20년 납입해도 월 15만원 남짓이 남는 셈이다.

보험설계사 김단군(29)씨는 “처음엔 연금처럼 매달 받는다고 해서 기대가 크지만, 계산해보면 ‘이럴 바엔 그냥 둔다’ 돌아서는 분이 절반 이상이다”며 “생활비에 보탤 정도는 아니라 상담 이후 신청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고령층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김모(75)씨는 “아이들도 다 결혼하고 남편도 떠난 지 오래라 남겨줄 사람보다 내가 쓸 돈이 더 필요하다”며 “월 13만원 정도라 적지만 잠자던 돈이라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박모(72)씨는 “보험은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하려는 건데, 그 돈 받자고 보장을 줄이는 건 의미가 없다”며 “급하게 돈이 필요한 게 아니면 굳이 바꿀 이유가 없으니 그대로 두겠다”고 답했다.

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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