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플러스가 방송·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전시를 축으로 동남아 콘텐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각축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현지 입지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12일 애니플러스에 따르면 자회사인 애니메이션 전문 OTT 라프텔은 지난해 광고 기반 요금제(AVOD) 방식으로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 6개국에 진출해 1년 만에 월간활성이용자(MAU) 30만명을 확보했다. 특히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트래픽이 집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라프텔은 지난 2월부터 유료 구독형(SVOD) 모델도 새롭게 도입했다.
라프텔은 단순한 수입 기반 플랫폼을 넘어, 자체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2020년부터 파일럿 형태의 시도를 이어온 라프텔은 2023년 한 해에만 10편 이상의 정식 유통작품을 선보이며 오리지널 제작 역량을 본격화했다. 올해와 내년에도 최소 6편 이상을 자체 제작할 예정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플랫폼 차별화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향후 글로벌 배급도 고려 중이다.
전시 콘텐츠 부문에서도 동남아에서의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자회사 미디어앤아트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 상설 전시관을 개관한 후 3개월간 4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했다. 올해는 대형 지식재산(IP) 기반 전시를 앞세워 태국, 말레이시아 등으로 투어 전시를 확대할 계획이다.
방송 사업은 동남아 8개국에 애니메이션 채널을 송출하며, 콘텐츠 유통과 MD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2014년부터 싱가포르에 자회사 PMNA를 설립해 동남아 지역 콘텐츠 유통 경험을 쌓아왔다.
애니플러스 I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라프텔의 매출은 344억원, PMNA는 92억원, 미디어앤아트는 86억원을 기록했다.
동남아 콘텐츠 시장 자체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MARC에 따르면 동남아 애니메이션 시장은 2025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8.4%,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은 연평균 10.9% 성장해 2033년에는 약 10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애니플러스 관계자는 “동남아는 콘텐츠 수요와 시장 성장성이 동시에 열려 있는 곳”이라며 “오랜 기간 쌓아온 현지 이해도를 바탕으로, 자회사 간 시너지를 통해 통합 콘텐츠 사업 모델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