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 염색하고 "지갑 놓고 왔네"…대놓고 '먹튀'한 손님, 알고보니 이미 '블랙리스트'

2025-12-31

미용실에서 수십만 원대 시술을 받은 뒤 “지갑을 두고 왔다”며 사라진 이른바 ‘미용실 먹튀’ 손님 사연이 전해졌다. 온라인 예약부터 연락처 변경, 블랙리스트 이력까지 드러나면서 업주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29일 전파를 탄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22일 경기도 수원의 한 미용실에 온라인 예약을 통해 방문한 여성 손님이 장시간 시술을 받은 뒤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잠적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기존의 보라색 머리를 핑크베이지 톤으로 염색해달라고 요청했다. 시술은 탈색 2회와 염색 1회, 클리닉까지 포함해 약 5시간 동안 진행됐고 비용은 총 30만 원에 달했다. 시술이 모두 끝난 뒤 여성은 “지갑을 집에 두고 왔다”며 잠시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이에 제보자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휴대전화를 맡기고 가라고 요청했지만 여성은 이를 거절했다. 대신 “집이 바로 앞이라 30분 안에 돌아오겠다”고 말한 뒤 미용실을 나섰다. 그러나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 여성은 돌아오지 않았고 “지금 출발한다”는 메시지 한 통만 남긴 채 연락이 끊겼다.

한 시간이 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제보자는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고, 다음 날 다시 연락을 시도했을 때는 이미 번호가 차단된 상태였다. 이후 확인 결과, 여성이 온라인 예약 당시 사용한 전화번호와 시술 전 작성한 시술 동의서에 적은 전화번호는 서로 달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제보자가 업주 전용 관리 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해당 고객은 이미 ‘블랙리스트’ 표시가 돼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도 유사한 문제를 일으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현재 제보자는 해당 여성을 경찰에 신고한 상태이며, 경찰은 사기 및 무전취식 여부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제보자는 “장시간 공을 들여 시술했는데 이런 일을 당하니 허탈하다”며 “비슷한 피해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예약이 보편화되면서 소액이 아닌 고액 시술을 노린 ‘먹튀’ 사례도 늘고 있다”며 “선결제 시스템이나 신원 확인 절차 강화 등 업주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용업계에서는 이처럼 시술을 받은 뒤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사라지는 ‘먹튀’ 사례가 소규모 업장을 중심으로 반복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일부 업주들은 피해 예방을 위해 업계 커뮤니티 게시판에 이름과 연락처, 예약 아이디, 피해 금액 등 블랙리스트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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