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차세대 성장 거점 부상
삼성, 대기업 중 유일하게 공개채용 제도 유지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대미 투자와 별개로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 가치 산업을 육성할 수 있게 관련 투자를 지속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이같이 약속했다. 이 회장이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일자리 창출 및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360조원 투자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360조원을 투자했다. 용인시 100년치 예산에 해당하는 규모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첨단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생산에 최적화된 핵심 인프라다. 삼성은 이곳에 공장 6기를 완공할 계획으로,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TSMC를 넘어서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외 생산 물량과 기술력을 동시에 확대해 한국을 글로벌 반도체 허브로 자리매김시키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용인 클러스터와 함께 기존 화성, 기흥, 평택 사업장을 잇는 삼각 편대가 구축될 경우 삼성의 파운드리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이 같은 초대형 투자와 사업 확장은 삼성의 미래 반도체 전략을 가속화하는 주요 동력으로 평가된다.
◆이재용 회장, 인재 육성 의지…공채 제도 '유일'
삼성은 미래 세대 인재 확보와 청년 취업 기회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등 1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대규모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삼성은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70여 년간 유지해오고 있다.

공채 제도는 1957년 국내 최초 도입 이후, 성별·학력·국적 등에 따른 차별을 없앤 '열린 채용'으로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최근에는 경력직·외국인 이공계 유학생 채용을 병행하며, R&D 우수 인재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대졸 여성 신입 공개채용(1993), 학력제한 폐지(1995) 등 인사제도 혁신을 꾸준히 이어왔다.
청년 인재 선점과 육성에도 삼성이 주도적이다.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는 서울, 대전, 광주, 구미, 부산 등 전국 5개 캠퍼스에서 운영 중이며 2019년 이후 수료생 7000여 명이 국내외 1700여개 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 SSAFY 13기부터는 기존 대졸자 대상에서 마이스터고 졸업생까지 기회 문턱을 넓히고, 채용연계형 인턴제도도 도입했다.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 특별채용(16년간 1600여명)으로 현장형 기술인도 대거 선발해 왔다.
벤처·청년 자립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은 C랩 아웃사이드(스타트업 육성), 희망디딤돌 2.0(자립준비 청년 사회 진출 지원) 등 프로그램을 통해 산업생태계 전반에 기여 중이다.
이러한 행보는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이 개최한 '5대그룹 총수 및 경제 6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한 이 회장이 밝힌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당시 이 회장은 "다음 세대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삼성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리고 있고 정통 산업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