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하나도 안 아까워요"…요즘 MZ들 푹 빠졌다는 '이것', 뭐길래?

2025-11-09

“좋아하는 팀 앞에서는 카드값 따윈 중요하지 않아요.”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팬덤 소비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MZ세대가 1년 동안 응원팀에 쓰는 돈이 평균 300만원 안팎, 국내에서도 프로야구를 중심으로 같은 흐름이 뚜렷해지며 산업 전반의 새 성장축으로 떠올랐다.

9일 미 인터넷전문은행 얼라이뱅크(Ally Bank)가 스포츠 팬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팬덤의 비용(The Cost of Fandom)’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7%가 “응원을 위해 무리한 소비를 해본 적 있다”고 답했다. 전체 팬의 1인당 연평균 지출액은 1600달러(약 230만원). 열성팬만 따로 보면 2200달러(약 315만원)으로 훌쩍 뛴다.

세대로 좁혀보면 소비 주도권은 단연 젊은 층에 있었다. 밀레니얼 세대는 2050달러(약 293만원), Z세대는 1550달러(약 221만원)를 썼다. 특히 Z세대는 구독·외식 같은 생활비는 줄이면서 경기 직관, 굿즈 구매, 응원 활동엔 기꺼이 돈을 태우는 이른바 ‘희생적 소비’가 특징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한다.

이들이 지갑을 여는 이유는 ‘팀’이 주는 정서적 보상에 가깝다. 밀레니얼의 33%, Z세대의 31%가 “스포츠에 돈을 쓸 때 소속감을 느낀다”, 절반 가까이는 “응원 활동이 행복을 준다”고 답했다. 단순한 취미를 넘어 ‘정체성 소비’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스포츠는 미국인의 문화와 정체성 일부로 자리잡았다”며 “이제 팬들은 경기장을 찾고, 집에서 중계에 몰입하고, 팀 유니폼을 입는 적극적 참여자”라고 평가했다.

얼라이뱅크 소비자금융 총괄 린지 색노프는 “팬덤은 단순한 과소비 논란이 아니라, 더 큰 집단의 일부로서 느끼는 감정의 문제”라며 “다만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즐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예산만 지키면 경기 날 신경 써야 할 숫자는 점수판 점수 하나뿐”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미국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팬덤 소비 흐름은 이미 뚜렷하게 자리 잡았다. 예전처럼 TV 앞에 앉아 중계만 보는 시대가 아니라, 팬이 직접 움직이고, 구매하고, 경기장 문화를 만들어가는 ‘참여형 스포츠 팬덤’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단연 프로야구가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025 KBO리그 총관중은 1231만2519명, 지난해 기록(1088만7705명)을 깨고 또 한 번 역대 최다 관중을 갈아치웠다. 한 경기 평균 관중은 1만7101명, 좌석 점유율은 82.9%에 달했다.

직관 열기가 치솟으니 지출도 자연스레 늘었다. 지난해 기준 관람객의 응원 용품 구매액은 평균 23만5000원. 특히 20대 여성(23만7000원), 30대 여성(27만3000원)이 전체 평균을 넘어섰다. 경기장 문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MZ 여성팬’의 소비가 팬덤 경제의 새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팬덤 소비 확산은 지역경제에도 적잖은 파급력을 미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프로야구 소비지출 1.1조원’ 보고서에서 “프로야구 흥행이 지역경제와 국내 경기 전반의 활력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큰 만큼 정책적으로 이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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