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을 통해 콘텐츠 생산성이 향후 3배, 최대 10배까지도 높아질 것입니다.”
글로벌 게임 엔진 개발사 에픽게임즈의 창립자인 팀 스위니 최고경영자(CEO)는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언리얼 페스트 2025 서울’ 행사 현장 간담회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게임을 더욱 몰입형·참여형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에픽게임즈의 역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스위니 CEO는 “향후 3년 이내 AI기술이 게임 개발에 매우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용자들이 새로운 방식의 상호작용을 경험하도록 만들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AI 어시스턴스를 통해 코드 생성은 이미 가능하다”며 “특히 작은 기업들이 더 큰 혜택을 볼 수 있고 업무에는 많은 도움은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픽게임즈는 게임·콘텐츠 제작 프로그램 '언리얼 엔진' 개발사다. 넥슨, 크래프톤(259960), 엔씨소프트(036570),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주요 게임 개발사도 언리얼 엔진을 활용하고 있다. 스위니 CEO를 비롯한 경영진은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위니 CEO는 “한국 게이머들의 게임에 대한 몰입도가 세계에서 제일 높다”며 “한국은 게임산업에 대한 존중과 진지함이 매우 높은 나라”라고 말했다.
에픽게임즈는 크래프톤이 ‘펍지(PUBG): 배틀 그라운드’에 이용자제작콘텐츠(UGC)를 도입하는 것도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성철 에픽게임즈 한국 대표는 “언리얼 엔진 사용 계약서를 보면 엔진 관련 툴을 유저에게 그대로 주거나 개조해서 주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며 “펍지에서 이를 활용하는 것을 지지한다. 다른 게임사들도 에픽게임즈가 개방한 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위니 CEO는 에픽게임즈가 개발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 입점 게임이 자사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 매출의 88%를 개발자에게 돌려준다. 연간 첫 100만 달러(약 13억8000만원)의 수익에 대해서는 수익 100% 전액을 개발자에게 지급한다. 신작 PC 게임을 6개월간 독점 출시하면 수익 전액을 가져갈 수 있는 ‘에픽 퍼스트런’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스위니 CEO는 앱스토어 인앱 결제 정책 등으로 세계 각지에서 소송을 진행 중인 구글·애플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최근 주요 트렌드 중 하나는 최고의 퍼블리셔들이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만 게임을 출시하면서 스팀의 30% 수수료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라며 “애플, 구글, 스팀 등이 높은 수수료율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애플과 구글은 전 세계적으로 명백히 위법 행위를 하고 있으면서도 마치 법을 따르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전 세계 규제 당국과 입법기관이 이들의 잘못된 관행을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위니 대표는 미국 정부가 한국과 유럽연합 당국이 앱 마켓 규제를 이유로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구글·애플 로비스트들이 퍼뜨린 혼란스러운 메시지”라며 “"정부 고위 관료 말을 빌어보더라도 (미국이 보복할 것이라는 우려는) 절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기업을 보호하면서도 기업들의 공정한 경쟁을 보호해 더 많은 경쟁을 이끌어내는 게 미국 정부 입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