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지난 1월 패밀리세일 행사에서 25만원을 주고 옷을 구입했다. 하지만 상품 수령 후 확인해보니 안내된 사진과 퍼(fur) 모양이 달랐고, 머리카락 등 이물질과 주머니 앞쪽 보풀 등 올 풀림 현상을 심했다. A씨는 해당 상품의 반품을 요청했지만 사업자와 연락이 두절됐다.
B씨는 지난 2월 68만원을 주고 유명 브랜드 패밀리세일 행사에서 의류를 샀다. 그러나 배송받은 상품에서 곰팡이 냄새가 났고 반품을 요청했지만 패밀리세일 상품이라는 이유로 환불을 거부당했다.
C씨는 2024년 11월 패밀리세일 행사에서 가방을 13만원에 구입했다. 가방 수령 일주일 후 상품에 하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환불을 요청했으나 배송 후 7일이 경과해 환불이 안된다고 했고 AS(수선)해줄 것을 재요청했지만 수선처리 역시 불가하다는 회신을 받았다.
롯데GFR, 리, 스케쳐스코리아 등 브랜드 공식 사이트의 ‘패밀리세일’을 통해 상품을 구매했다가 부당하게 환불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16일 국내 주요 패밀리세일 사이트 23개의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다수가 ‘할인상품’이라는 이유로 청약 철회를 거부하거나 배송 일정 등 주요 거래조건을 안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패밀리세일은 유명 브랜드들이 임직원·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정 기간 이월상품을 할인해 판매하는 비공개 할인행사였지만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확산하면서 일반 소비자의 구매도 가능해졌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최근 3년여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패밀리세일 관련 소비자 피해상담은 총 83건이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21건)의 2배가 넘는 44건이나 접수됐다. 패밀리세일 관련 상담 건수는 2022년에는 7건, 2023년에는 11건에 불과했다.
최근 3년 여간 피해의 88.0%(73건)는 청약철회를 거부당한 사례였다. 품목별로는 ‘의류’(62.7%·52건), 가방·선글라스 등 ‘잡화’(13.3%·11건), ‘귀금속’(9.6%·8건)등의 순이었다.
구입가가 확인된 69건의 평균 결제금액은 151만원 정도였다. 이는 행사 기간이 짧고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는 패밀리세일 특성상 소비자가 한 번에 많은 양의 상품을 구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사대상 23개 사이트 중 82.6%(19개)는 패밀리세일에서 구매한 상품의 청약철회가 불가능했다. 특히 13.0%(3개) 는 구매한 상품에 하자가 있어도 청약철회를 제한하거나 교환만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현행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은 하자 여부에 상관없이 상품 수령 후 7일 내 청약철회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또 해당 법률의 소비자보호 지침은 세일 특가 상품이라는 이유로 반품을 거부하는 행위를 청약철회 방해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배송 일정 등 주요 거래조건에 대한 사전고지도 미흡했다. 23개 사이트 중 13.0%(3개)는 구매 전 상품의 예상 배송일정을 안내하지 않았다. 이 중 1개 사업자는 예상 배송일을 상품 페이지에 고지하지 않았으면서도 배송 지연으로 인한 청약철회를 제한했다.
패밀리세일 판매량 상위 상품의 평균 할인율은 64.3%였다. 하지만 행사 종료 후에도 평균 38.4% 수준의 할인이 적용됐다. 이는 패밀리세일 종료 후에도 추가 할인행사 또는 이월상품 재고 처리 등으로 사실상 40% 수준의 상시 할인판매가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충동구매를 하지 말고, 구매 전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적정 가격인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청약철회 규정 등 주요 거래조건도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