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내리고 팝콘을 담는가 하면, 탕후루 꼬치를 꿰고 무대에서 춤 실력도 뽐낸다.
사람이 아니다. 베이징경제기술개발구(베이징 이좡·亦庄)에서 열린 '2025 세계로봇대회'에 전시된 로봇 제품들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공업, 농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의 로봇 제품이 전시돼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50개의 휴머노이드 로봇 완제품 기업이 최신 제품을 선보였으며 참가업체 수는 동종 전시회 중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중 위수(宇樹)테크(Unitree Robotics)의 로봇 전시부스는 로봇을 보려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두 로봇 복서가 격렬하게 주먹을 휘두르며 대결을 펼친다. 충격으로 쓰러져도 재빨리 일어나 배틀을 이어가는 모습이 신기하다.
맞은편 소형 축구장도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긴 마찬가지다. 경기장에선 자쑤진화(加速進化·Booster Robotics)의 로봇 선수 T1과 K1이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응원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현장에는 마치 실제 경기와 같은 열띤 분위기가 연출됐다.

베이징 다아이(大艾)로봇테크의 전시부스 앞에는 일반인이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외골격 로봇 제품이 전시돼 국내외 체험객들이 줄을 이었다.
회사의 설립자 솨이메이(帥梅)는 캉양(康養∙건강한 노후를 위한 서비스)용 로봇 제품이 현재 전국 300여 개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새롭게 출시된 일반인 보행 보조용 외골격 로봇 '선싱타이바오(神行太保)'도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솨이메이는 "특별히 무릎 관절 보행을 보조하는 외골격 로봇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 로봇을 착용하면 노인들도 길을 걷거나 계단이나 산을 오를 때 더 적은 힘으로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된다. 솨이메이는 고령화가 날로 심화하면서 보행 보조 로봇을 찾는 수요 역시 갈수록 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로봇 연주자들의 미니 콘서트도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3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피아노, 양금, 드럼을 완벽한 하모니로 연주한다.
쑹웨이(宋偉) 저장(浙江)대학 로봇연구원의 연구원이자 하이촹(海創)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 부주임은 관객에게 피아노 로봇의 수준이 6급(아마추어 중급 후반 단계)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로봇의 손가락이 건반과 현 위에서 정확한 음을 치고 튕기는 것은 물론 빠르게 움직임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계획·제어, 혁신적인 알고리즘, 기계팔·기계손의 민첩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들 로봇 연주팀은 벌써 몇몇 공연에 초청을 받기도 했다.
쑹 부주임은 과학기술과 예술·문화 간 결합의 잠재력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그 예로 도시 야간 경제가 부상하고 있는 지금, 로봇 밴드가 도시 이미지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작용해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상권을 활성화하는 상업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출처 신화통신
정리 차이나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