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PS 2025] HBM·칩렛 시대, 첨단 패키징 기술 가열

2025-08-27

반도체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첨단 패키징 기술이 각광받으면서 기업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27일 경기도·수원시 주최, 전자신문 등 주관으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산업전'은 신기술을 소개하는 기업들과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업계 관계자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15개국, 183개사가 350부스를 꾸렸고 사흘간 9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측됐다.

◇“완성도 높여라”…검사·계측 장비 봇물

첨단 패키징 수율 개선을 위한 장비들이 대거 소개됐다. 반도체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도 결함을 정확하게 잡아내는 카메라·엑스선(X-ray)·초음파 등 기술 기반의 다양한 장비들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넥스틴은 올해 상반기 국내 최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사에 양산 장비로 공급한 HBM 검사장비 '크로키'를 전면에 내세웠다. HBM은 얇게 연마한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한 메모리인데, 과거 연마한 웨이퍼에서 발생하는 휨(와피지) 현상은 검사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었다. 넥스틴은 고객사와 협력해 광학 기술과 정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이를 극복했다.

코비스테크놀로지는 초음파 기반의 비파괴식 검사 장비 '아틀란'을 전시했다. 전자 부품과 같은 정밀 부품의 내부 결함을 찾아내는 장비다. 고정밀 웨이퍼 형상 측정 장비인 '워프'도 부스 한켠을 차지했다. 웨이퍼, 패널레벨패키지(PLP)의 두께·전체 두께 분포(TTV)·평탄도·휨·굴곡 등의 형상을 나노미터(㎚) 해상도로 측정할 수 있다. 반도체 접합 강도 테스트 장비 '호크'도 출품했다.

자이스, 코멧 등의 독일 기업들도 첨단 광학 기술 기반의 장비들을 내놔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자이스는 올해 판매를 본격화한 엑스선 현미경 '버사XRM 730'을 전시했다. 450㎚ 고해상도 3차원(3D) 비파괴 분석 기능을 통해 마이크로칩 내부를 손상 없이 분석을 지원한다. 인공지능(AI) 기반 고속 이미지 재구성 기술도 접목해 칩 내부 구조 등의 대용량 데이터를 정확·신속하게 시각화하는 기능도 갖췄다.

코멧도 AI 기술을 접목한 산업용 3D 엑스선·단층촬영(CT) 검사장비 'CA20'을 출품했다. 비파괴 방식으로 매우 빠르고 정밀한 3D 이미징을 구현하며 솔더볼의 미세기포(void), 범프 이동, 미세 결함 등의 결함을 탐지할 수 있다.

코멧 관계자는 “칩 설계의 복잡성이 증가함에 따라 높은 정밀도와 빠른 속도를 모두 제공하는 검사 시스템의 필요성이 매우 커졌다”며 “CA20은 제조업체가 결함을 조기에 발견하고 수정해 시간·비용을 모두 절감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다이싱·테스트 솔루션 전시…中 업체도 참가

웨이퍼를 절단하는 다이싱 장비도 이목을 끌었다. 일본 디스코를 비롯한 소수 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인데, 경쟁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는 모양새다.

AP시스템은 상용화에 성공한 레이저 다이싱 장비를 전면에 내걸었다. 레이저 다이싱은 물리적 접촉 없이 웨이퍼를 절단하는 장비다. 기계적(블레이드) 다이싱 방식 대비 스트레스나 진동으로 인한 칩 깨짐, 미세균열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이외에 상용화를 추진 중인 레이저 디본더 장비도 소개했다.

중국 업체 GIE가 전시회에 참가해 레이저 기반의 스텔스 다이싱 장비 'HGL-1341'을 선보이며 영업에 나섰다. 레이저로 웨이퍼 내부에 미세 균열층을 형성하고 후속 공정으로 칩을 분리하는 방식이다.

반도체 신뢰성 평가업체인 큐알티는 패키징 분야에서 반도체 불량을 테스트할 수 있는 검사 솔루션을 내세웠다. 패키징에서 칩과 기판을 와이어 기술 등으로 연결할 때, 수분이 들어가면 이후 열을 가할 때 기화하면서 뒤틀리거나 기판이 뜰 수 있어 와이어가 끊기는 문제가 발생한다. 큐알티는 전자 현미경을 활용한 검사를 통해 결과값을 고객사에 제시한다.

제우스는 국내 반도체 제조사로부터 품질 평가를 받고 있는 본더·디본더 장비를 전시했다. 첨단 패키징 공정에서는 얇아진 웨이퍼를 임시로 고정하는 부품(캐리어 웨이퍼)에 붙여야 하는데, 이를 떼고 붙이는 장비가 본더·디본더 장비다. 제우스의 디본더는 열을 가하는 방식으로 기존 기계식 처리 방식과 달리 물리적 접촉이 없어 크랙 발생 위험이 낮아 생산성이 3배 이상 높다고 소개했다.

◇HBM 본더…한화세미텍 신규 진입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성능을 극대화한 메모리다. 접합(본딩) 공정이 핵심이다. 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본더를 선보이는 장비사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한화세미텍은 전시회 발표에서 지난해 열 압착(TC) 본더를 개발, SK하이닉스에 공급한 데 이어 차세대 장비인 플럭스리스 본더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플럭스리스 본더는 D램 접합 세정 물질인 플럭스를 제거한 공정에서 쓰이는 장비다. 차세대 HBM은 단수를 낮추는 게 중요한데, 이 과정에서 활용 폭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민 한화세미텍 반도체장비사업부장(상무)은 “플럭스리스 본더에는 포름산 혼합 가스를 사용하는 방식과 플라즈마를 이용하는 2가지 타입이 있다. 한화세미텍은 2가지 기술 장점을 융합한 혁신 장비를 개발했다”며 “특허를 출원했고 현재 샘플링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D램을 구리에 직접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본더에 대해서는 “2021년에 자체 기술로 장비를 개발했고, 이를 기반으로 2세대 설비는 누구보다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수원=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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