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올해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뒤 기념품 가게에 남아있던 핀 깃발을 전부 샀다고 밝혔다. 매킬로이가 산 깃발의 숫자는 1100개에 달한다.
매킬로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개막을 이틀 앞둔 20일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제패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매킬로이는 “경기장을 떠나기 전 기념품 가게에 가서 핀 깃발을 샀다”면서 “남아있던 깃발 1100개를 모두 샀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깃발이 많기는 하다”면서도 “사인하는데 질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마스터스 깃발 중앙에 사인하기 위해 17년을 기다렸다. 깃발에 사인하는 일에 대해 절대 불평하지 않겠다”고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골프 선수들은 골프장 핀 깃발을 사서 사인 한 뒤 팬들에게 선물하곤 한다. 그러나 마스터스 토너먼트 로고의 중앙에 있는 미국 국기의 윤곽선 안에는 마스터스 우승자만 사인을 하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의 상징인 그린 재킷은 생각 만큼 자주 입지 않는다고 했다.
매킬로이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날 입었던 그린 재킷을 다음 날 새벽 3시 30분 잠자리에 들 때까지 입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옷장 속 매일 보이는 곳에 걸어뒀지만 사실 생각보다 자주 입진 않는다”며 “예전엔 ‘마스터스만 우승하면 절대 벗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더라”라며 웃었다.
올해 시그니처 대회를 몇 번 건너뛴 매킬로이는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스케줄을 짤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출전 스케줄은 가족이나 다른 일정을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보고 결정한다”면서 “선수는 선택의 자유가 있다. 나는 그걸 활용했고 계속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지난해까지 적용됐던 ‘차등타수제’를 옹호하는 얘기도 했다.
차등타수제는 페덱스컵 랭킹 순위에 따라 미리 언더파를 안고 시작하는 제도다. 지난해 투어 챔피언십에는 페덱스컵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10언더파로 대회를 시작했다. 10위 이하 선수가 역전하기가 쉽지 않아서 결과가 뻔하다는 비판을 받자 올해는 출전 선수 30명이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하고 누구나 우승하면 플레이오프 1위에 오른다.
매킬로이는 “시즌 내내 가장 잘한 선수는 당연히 약간의 이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약 올해 차등타수제를 유지했다면 셰플러가 2타 차 선두로 시작했을 텐데, 그가 이번 시즌 동안 보여준 압도적인 경기력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시즌 내내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선수도 올해 마지막 무대에서 큰 상금을 노릴 수 있게 됐고, 반대로 이미 좋은 시즌을 보낸 선수들에게는 그 성과를 확실히 마무리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차등타수제 폐지의 긍정적인 면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