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여름 킬리안 음바페의 레알 마드리드행이 확정되며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오랜 이별 드라마는 막을 내리는 듯했다. BBC는 “그러나 끝은 시작이었다”며 “PSG와 음바페는 5500만 유로를 둘러싼 치열한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16일 전했다.
파리 민사법원은 오는 26일 이 사건의 주요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BBC는 “판결은 단순한 미지급 보너스 논란이 아닌, 선수와 구단 사이 힘의 균형이 어디로 기울었는지를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분쟁의 뿌리는 2022년 음바페의 파격적 계약 연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PSG는 1년의 선택 조항이 포함된 ‘2+1’ 계약을 체결했고, 음바페는 2023년 여름 해당 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문서로 전달했다. 이로 인해 PSG는 1억8000만 유로에 영입한 슈퍼스타를 FA로 떠나보낼 위기에 처했다.
이에 PSG는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즉시 이적, 시즌 종료 후 이적하되 구단에 재정적 손실을 최소화할 ‘협의’ 체결이다. 결국 음바페는 팀에 잔류했고, 음바페는 로프트(전력 외 훈련 그룹)에 포함됐다. PSG는 “이때 음바페가 5500만 유로 보너스와 급여를 포기한다는 구두 합의를 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음바페 측은 “그런 계약 변경은 서면으로 명시돼 리그에 등록됐어야 한다”며, 구체적 증거 없는 신사협정은 법적 효력이 없다고 반박한다.
PSG는 최근 반격에 나섰다. 음바페가 의도적으로 계약을 모호하게 관리하며 구단을 기만했다는 이유로 9800만 유로 상당 손해배상 반소를 제기했다. 구단 측은 “음바페의 언행은 협상 과정에서의 기만 행위였으며, 해당 반소는 금전 회수가 목적이 아니라 원청구의 정당성 결여를 증명하기 위한 절차”라고 밝혔다. BBC는 “이 주장은 단순한 법적 대응이 아니다”라며 “개인 중심이 아닌 팀 중심으로 재편되고자 하는 PSG의 새로운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해석했다.
음바페 측은 PSG가 자신에게 재계약을 강요했고, ‘로프트 명단’이라는 수단으로 선수를 심리적으로 압박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선수노조와 연대해 ‘로프트 명단 운용의 위법성’에 대한 소송도 준비 중이다. 또한 음바페 측은 PSG가 중재를 거부했고, 해당 사안에 대해 프랑스프로축구연맹(LFP)과 프랑스축구협회(FFF)가 적절히 기능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한다. BBC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보상금 청구를 넘어, 선수의 자율성과 구단의 관리권한 사이 어디까지가 정당한가에 대한 유럽 축구계의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만약 PSG가 승소할 경우, 구두 합의의 법적 효력 인정이라는 사례가 만들어질 수 있다. 반대로 음바페가 승소하면, 선수의 계약서 상 권리가 명문화되지 않는 이상 절대 제한될 수 없다는 선례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