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계 창고형 대형마트인 코스트코가 한국 시장에서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국내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를 넘어섰다. 홈플러스가 인수합병(M&A)에 난항을 겪고 있고 롯데마트가 연이어 실적 부진을 겪는 사이 코스트코가 치고 나간 것이다. 창고형 대형마트에 대한 수요가 당분간 지속되는 만큼 국내 대형마트 시장이 이마트와 코스트코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트코코리아는 19일 감사보고서를 통해 이번 회계연도(2024년 9월∼2025년 8월) 매출이 7조 322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 회계연도보다 12.1%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5% 증가한 2545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2062억 원으로 8.0% 감소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이번 회계연도 순이익보다도 많은 2500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 회계연도 배당금(1500억 원)보다 1000억 원 더 많다.
코스트코코리아의 이 같은 성장세는 국내 대형마트와 대비된다. 홈플러스는 최근 회계연도(2024년 3월~ 2025년 2월) 기준 매출 6조 9920억 원을 기록해 코스트코코리아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 회계연도만 해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매출은 홈플러스보다 4000억 원 더 적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은 이후 일부 대기업으로부터 납품을 받지 못해 정상 영업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다음 회계연도에서 코스트코코리아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3위인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역시 상황은 다 녹록지 않다.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1조 30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5.1% 하락한 71억 원에 그쳤다.
국내 대형마트 시장이 결국 이마트와 코스트코코리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 4008억 원을 낸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올해 3분기에 총매출 기준으로 처음 1조 원을 넘어섰다. 경기 불황, 고물가가 지속될수록 소비자들이 대용량 묶음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마트를 선호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도 창고형 할인마트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는 계속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홈플러스의 인수합병도 어려운 상황이라 업계 1, 2위만 살아남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