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면서 전 세계에 희토류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희토류 개발을 위해 적극적인 모색을 하고 있지만 중국은 서방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평론가들과 블로거들은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을 장악한 것은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이 많아서가 아니라, 중국이 고순도 희토류 정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중국에는 세계 희토류 총 매장량의 48.9%만이 매장돼 있다.
중국의 독보적인 정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호주, 캐나다, 동남아 등지에서 희토류 광산을 확보하더라도 고순도 희토류를 정련해 내기 위해서는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6일 미국의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의 아마라 티하 연구원의 기고를 전했다. 기고에 따르면 미국은 희토류 매장량이 높은 미얀마를 활용하려 하고 있지만, 연구원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가장 큰 이유는 미얀마는 희토류 광석을 고순도 희토류로 분리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고순도 희토류로 분리할 능력이 있는 곳은 중국밖에 없다고 적시했다. 실제 지난해 글로벌 희토류 정련 시장에서 중국은 92%를 차지했다. 특히 고순도 희토류 정련은 중국이 10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오랜 기간 희토류 정련 기술을 연구해 왔다. 연구를 주도한 것은 콜롬비아 대학 박사 출신인 쉬광셴(徐光憲, 1920~2015) 중국 과학원 원사다.
쉬광셴 원사는 용매 추출 기술을 체계화해 희토류 원소들을 고순도로 분리해 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중국 내에서 '희토류의 아버지'로 불리며, 올해 중국 희토류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쉬광셴 원사의 용매 추출법을 적용하면 순도 99.999%의 희토류 소재를 얻을 수 있다. 중국은 용매 추출법을 국가 안보 기술로 분류해, 공개하지도 않고, 특허를 신청하지도 않고, 타국 유출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도 희토류 정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량으로 고순도 정제를 안정적으로 구현해내는 능력은 중국에 미치지 못한다.
희토류 정제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천 단계의 추출 공정이 필요하며, 이때 각 과정별로 수많은 변수를 컨트롤해야 한다. 중국은 수십 년 동안의 누적된 실험 데이터와 생산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중국은 또한 전 세계 희토류 제품의 60%를 소비하고 있다. 자체 시장 규모를 갖추고 있는 만큼, 희토류 관련 기술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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