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267250)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필리핀 수빅만에 위치한 ‘HD현대필리핀조선소’에서 11만 5000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건조를 위한 강재절단식을 진행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선박은 HD현대필리핀이 짓는 첫 선박으로 지난해 12월 아시아 소재 선사로부터 수주한 총 4척의 시리즈선 중 첫 타자다. 강재절단식은 선박 건조를 위한 첫 강재를 잘라내는 행사로 건조 작업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가 있다.
이날 행사에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을 비롯해 메리케이 칼슨 주필리핀미국대사, 이상화 주필리핀한국대사,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등이 참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5월 글로벌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탈과 필리핀 조선소 일부 부지에 대한 임차 계약을 체결, 두 번째 해외조선소를 출범한 바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조선소들이 벌크선·탱커 등 일반상선 시장에서 중국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HD현대필리핀이 해당 분야 경쟁력을 회복하고 시장을 되찾는데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329180)은 2022년 필리핀 현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한 후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펼쳐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축적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필리핀 정부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HD현대필리핀을 활용해 한국과 미국, 필리핀 3국 간 경제·안보 협력 강화도 모색한다. HD한국조선해양 측은 “HD현대필리핀을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위한 또 하나의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필리핀과 주변 해외 거점 간 협업을 통한 효율 극대화도 기대된다. HD현대필리핀은 HD현대베트남조선, HD현대비나(가칭), 싱가포르 투자법인(예정) 등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블록 및 선박용 탱크 등 상호 기자재 공급망 활용 및 유기적인 인력 운영이 가능하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필리핀은 정부의 지원 속에 천혜의 자연환경과 우수한 인적자원을 갖추고 있어 신흥 조선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라며, “HD현대필리핀을 활용해 글로벌 수주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