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비염인 줄 알았는데"…후각 떨어지면 '이 병' 초기 신호일 수도

2025-11-09

파킨슨병 환자의 상당수가 냄새를 잘 못 맡는 후각 기능 저하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냄새를 구분하거나 감지하는 능력의 변화만으로도 인지기능 악화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검사 방법도 비침습적이고 간단해, 향후 파킨슨병 조기 진단과 예후 예측에 유용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9일 파킨슨병에 대한 국민 이해를 높이기 위해 ‘파킨슨병 바로알기’ 카드뉴스를 배포하고, 주요 증상과 치료법, ‘닥터 파킨슨앱’을 활용한 자가진단 및 증상 관리 방법을 공개했다. 해당 앱은 환자와 가족들이 일상 속에서 운동량, 약물 복용, 생활 습관 변화 등을 기록하며 질병의 진행을 체계적으로 추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파킨슨병은 중뇌에서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만성 퇴행성 질환으로, 60세 이상에서는 치매 다음으로 흔하다. 손발 떨림, 동작·행동의 느려짐, 근육 경직, 보행장애 같은 전형적인 운동 증상뿐 아니라 후각 저하, 수면장애, 자율신경 기능 이상, 인지기능 저하 등 다양한 비운동 증상이 동반된다. 대부분 한쪽 팔다리에서 시작하지만 병이 진행할수록 반대편으로 확산된다.

진단 후에는 레보도파제나 도파민 작용제, MAO-B 억제제 등 약물치료가 기본이지만, 병의 진행 자체를 멈추거나 되돌리는 근본 치료법은 아직 없다. 약물 부작용이 누적된 환자에게는 뇌심부자극술 같은 수술적 치료나 운동치료가 병행된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고령화 속도와 함께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환자 수는 2020년 12만5900명에서 2024년 13만3400명으로 약 13.9% 늘었다. 인구 구조를 고려하면 향후 증가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에 국립보건연구원은 2021년부터 ‘뇌 질환 연구기반 조성 연구사업(BRIDGE)’을 통해 파킨슨병 환자 코호트를 구축하고 장기 추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조기 진단기술부터 예후 예측, 치료 기술 개발까지 다양한 연구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는 후각 기능 변화 패턴이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예측할 수 있는 핵심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초기 파킨슨병 환자 203명을 5년간 추적한 결과, 약 86%가 관찰 기간 동안 후각 기능이 떨어졌고, 이 중 정상에서 저하로 전환된 군에서 인지 저하가 가장 빠르게 진행됐다.

이는 치매 위험이 높은 환자를 조기에 가려내고 맞춤형 관리 전략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파킨슨병은 조기 진단과 체계적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환자와 가족이 체감할 수 있는 정밀 진단 기술 개발과 원인 규명 연구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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