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우는 1위 탈환을 향한 한화의 질주에 연료가 될 뿐이었다.
한화는 1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10-5로 이겼다.
전날 11회 연장전 끝에 안치홍의 주루사로 끝내기 승리 기회를 놓치고 무승부의 아쉬움을 삼킨 한화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화는 이날 경기 승리로 41승 1무 27패가 되며 LG(40승 2무 27패)를 제치고 리그 단독 선두에 올랐다. 한화는 12연승을 달리며 LG의 선두 자리를 빼앗은 지난달 11일 이후 36일 만에 1위를 탈환했다.
폭우로 104분간 경기가 우천 중단됐지만 한 차례 비를 맞은 후 한화 타선을 더 뜨겁게 불타올랐다. 6-5로 역전한 직후 우천 중단을 겪은 한화는 경기 재개 후 4점을 더 추가하며 낙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은 LG가 지배했다. 선발투수 송승기가 3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주헌의 출루 이후 신민재의 안타가 만루를 만들고 김현수가 적시타로 득점하는 패턴이 3회와 4회에 판박이처럼 반복됐다.
4회말부터 기운이 한화에게로 움직였다. 잠잠했던 한화 타선은 0-4로 뒤지던 4회말 1사 만루 이진영의 희생 플라이를 시작으로 폭죽처럼 터졌다.
LG 수비가 급격히 흔들리며 실책이 속출했다. 2사 1·3루, 이도윤의 타구가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져 3루 주자 노시환이 가볍게 홈으로 들어왔다. LG 우익수 문성주의 악송구가 나온 틈을 타 채은성도 홈으로 쇄도해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최재훈의 내야안타 이후 2루수 신민재의 송구 실책으로 동점 주자 이도윤까지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 승부는 순식간에 4-4 원점으로 돌아갔다.
5회, 노시환이 역전의 해결사로 나섰다. 안치홍이 안타로 출루한 상황에서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려 1루 주자 안치홍을 홈까지 불러들였다. 한화가 5-4로 역전하자마자 다음 타자 채은성 타석에서 세찬 비가 쏟아졌다.

오후 6시 43분 중단된 경기는 8시 27분에야 재개됐다. 한화는 비를 맞고 에너지를 충전한 듯 힘차게 달렸다. 채은성과 이도윤, 최재훈이 연달아 큼지막한 적시타를 때려 빗속에서 기다려준 팬들의 응원에 보답했다.
반면 LG는 기세가 완전히 꺾였다. 유격수 실책으로 1점을 더 잃은 뒤에야 악몽 같은 5회를 끝낼 수 있었다.
노시환이 한화의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8회말 정우영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노시환의 시즌 13호 홈런을 축하하듯 다시 빗줄기가 쏟아졌다.
김주성이 9회 홈런을 날리며 LG의 마지막 불씨를 피워 올렸다. 문성주도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그러나 승기는 이미 기울어 있었다. 한화는 쏟아지는 빗속에서 1위 탈환을 자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