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쌀·쇠고기 개방 없이 협상 마무리…검역은 절차 유지"

2025-08-07

7일 정례 기자간담회 개최…"검역 8단계, 단축은 불가"

美 11개 주(州) 감자 개방 임박…넥타린·체리는 검토중

검역본부에 미국 데스크 설치…"한미 FTA 여전히 유효"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쌀과 쇠고기 등 농업 민감 품목의 추가 개방 없이 합의를 끌어낸 가운데, 검역 절차 간소화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7일 "검역 절차는 생략할 수 없다"며 "(미국과의) 소통과 과학적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역 절차는 8단계로 이뤄져 있다"며 "이는 국제적인 약속으로 단계를 간소화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 제시되는 사과 검역 절차 완화 주장에 대해서는 "미국 입장에서 보면 사과 검역 협상이 시작된 지 30년이 넘었는데 아직 2단계에 머물러 있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좀 더 소통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국가 간 이뤄지는 검역 절차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평균적으로 걸리는 시간이 수입할 때는 8.1년, 수출할 때는 7.9년"이라며 "가장 빨리 된 건 중국 체리를 수입할 때 4.7년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양국 간 협조의 문제다. 절차는 생략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과채류 개방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유지했다. 앞서 미국은 우리나라에 사과 수입 허용, 유전자변형농산물(LMO) 감자 도입, 미국 11개 주(州) 감자 도입, 체리 등 신선과일에 대한 검역 기준 완화 등을 요구했다.

특히 미국 11개 주 감자는 농식품부가 식물검역위원회를 개최하고 병해충 위험 관리 방안을 확정하면서 연내 들어올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는 품목이다.

송 장관은 "11개 주 감자는 현재 검역 절차 중 6단계에 와있기 때문에 제일 빨리 개방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넥타린, 체리 등 과실류에 대해서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건 넥타린과 체리인데, 이중 체리는 이미 훈증한 상태로 들어오고 있다"며 "다만 훈증은 저장성이 떨어지고, 신선도 등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있어 다른 방식으로 병해충을 처리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검역 협상을 위한 소통 창구로 신설되는 '미국 데스크(US 데스크)'에 대해서는 "(한미 검역당국 간) 컨택 포인트를 분명하게 하는 것"이라며 "컨택 포인트를 만드는 방안, 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 등 여러 방식으로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 데스크는 미국산 과채류 수입 절차를 전담할 데스크를 검역본부에 설치하며, 이는 최근 발표한 한미 무역협상 후속 조치 중 하나다.

이번 한미 무역 협상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무력화 됐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FTA는 여전히 효과가 있는 것"이라며 "일본은 플러스(+) 15%지만, 우리나라는 15%다. 이게 바로 한미 FTA 때문"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송 장관은 "농산물의 경우 1591개 품목은 순차적으로 관세가 없어진다. 최종적으로 2031년이 되면 1591개 품목 중 35개 품목을 제외하고 97.8%는 관세율이 0%가 된다"며 "35개 품목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세를 유지하는 거기 때문에 한미 FTA의 틀은 살아있다"고 말했다.

농산물 1591개 품목이 대부분 개방돼 있지만, 실제로 한국 시장에 들어와 판매되는 품목 수는 많지 않다는 의견에 대해 송 장관은 "엄격한 의미에서는 사과도 개방이 돼 있는데 검역 협상을 하는 것"이라며 "쌀도 TRQ 물량으로 미국산 쌀 13만2000톤씩 매번 받는다. TRQ도 개방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입 품목 수는 적어 보일 수 있지만, 전체 농산물 교역량을 보면 우리가 미국에 약 80억 달러 무역 적자를 보고 있다"며 "특히 소고기의 경우 한국이 미국산 소고기 최대 수입국"이라고 덧붙였다.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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