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및 비자금 조성으로 1년 6개월 실형
2019년 만기 출소, 금융인 유일 사면 대상
TK 출신 경제인 포용 해석, 복귀 여부 관심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혐의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받았던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겸 DGB대구은행장이 금융인 중 유일하게 이재명 정부 첫 경제인 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면 이유가 '경제 살리기 동참 기회 부여'라는 점에서 TK(대구·경북)를 대표 금융인이었던 박 전 행장의 향후 복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재명 정부는 오는 15일자로 경제·정치인 등 2188명에 대한 '8.15 광복절 특사'를 단행한다고 11일 밝혔다.
특사 대상에서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홍문종 전 새누리당 의원, 정찬민 전 국민의힘 의원, 심학봉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정치인이 대거 포함됐다.

경제인 중에는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과 함께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 등이 사면됐다.
금융인 중에서 유일하게 명단에 포함된 박 전 행장은 경상북도 경산 출신으로 대구상업고등학교와 영남대학교를 졸업하고 1979년 대구은행에 입사한 TK출신 금융인이다.
지난 2014년 3월 DGB금융지주(현 iM금융지주) 회장 겸 DGB대구은행장(현 iM뱅크)에 취임했으며 2017년에는 그룹과 은행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공로로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연임 직후인 2017년 8월 경찰이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의혹을 내사하며 사퇴설에 휩싸였으며 9월에는 관련 직원 6명과 함께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후 임직원 자녀 특혜채용과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가 확대되자 박 전 행장은 2018년 3월 대구은행장과 DGB금융지주 회장 직에서 물러났다.
박 전 행장은 2019년 10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 받았다. 2014~2017년 은행직원 채용과정에서 20명을 부정 채용했으며 법인카드로 상품권 사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 방법으로 20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다.
2022년에는 대구은행이 박 전 행장을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박 전 행장의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발생한 13억원 가량의 소득세 및 지방소득세를 대구은행이 납부했는데, 이 금액을 박 전 행장이 배상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법원은 박 전 행장이 지연이자를 포함한 8억4320여만원을 대구은행에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박 전 행장은 지난 2019년 만기 출소한 상태다. 실형 판결로 지금까지는 금융권 재취업이 불가능했지만 이번 사면으로 복귀가 가능해졌다. 박 전 행장의 근황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 사면에 대해 "경제발전 공로가 있는 경제인 등에게 경제살리기에 동참할 기회를 부여하고 민생경제 저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