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스승의 날'…전북 교사 10명 중 5.5명 ‘이직·퇴직’ 고민

2025-05-14

새길을여는참교육포럼 스승의날 앞두고 설문

학생 생활지도 어려움, 학부모 민원, 과도한 행정업무 등 이유

제44회 스승의 날을 맞은 가운데 전북교사 10명 중 5.5명이 ‘교단을 떠나고 싶다’는 설문조사가 나오는 등 교육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스승인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고 싶은 이유는 욕설·폭력 등 학생의 무례한 행동과 이런 자녀를 보호하려는 학부모들의 무분별한 민원으로 조사되는 등 교권 추락의 씁쓸한 행태를 여실히 보여줬다.

새길을 여는 참교육포럼(노병섭 대표·이하 새참교육)은 14일 전북교육청 브리핑룸에서 ‘2025년 제44회 스승의 날 맞이 전북교사 설문조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스승의 날이 교육부, 교육청, 정치권의 형식적인 감사 편지로 채워지는 날이 아닌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가 존중받고 교육환경 및 제도 개선의 계기가 되는 날로 변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설문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전북교사 2만여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자는 303명으로 15%의 응답율을 보였다.

먼저 ‘최근 3년간 이직 또는 퇴직(사직)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에서 응답자(303명)의 55.8%(169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퇴직을 고민한 이유에 대해 묻는 항목에서 응답자의 49.1%가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학생 무례, 수업 불가능 등)’을 꼽았고, ‘학부모의 민원(수시, 막무가내, 불통 등)’도 33.7%에 달했다.

이외에도 35.5%의 교사는 ‘과도한 행정업무로 교사의 본질인 수업과 학생지도를 할 수 없는 상황’을 꼽았고, 교사 처우(급여, 복지 등) 부족도 24.3%를 차지했다.

설문에 응답한 교사들이 이번 스승의 날 가장 듣고 싶은 말로는 ‘선생님 고맙습니다(39.3%)’가 꼽혔다. 다음으로는 ‘선생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14.9%)’,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12.5%), ‘선생님 오늘은 쉬세요(12.2%)’, ‘선생님 보고 싶어요(10.2%)’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새참교육 관계자는 “교사는 수업으로 말하고, 수업은 교사의 자존감이지만 지금 교사들은 수업할 수 없는 교실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더욱 심각한 것은 교실의 학습 분위기 자체가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예고 없이 벌어지는 학생들의 돌발행동을 교사는 매일 마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교사들은 이를 이를 감내하며 교실을 지키고 있는데 이제 더 이상 교사의 희생으로 교실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교육청과 교육부, 정부, 그리고 사회가 협력해 수업이 가능한 교실을 만들기 위한 문화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교실이 지켜질 때 사회의 상식과 질서도 함께 세워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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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길을 여는 참교육포럼 노병섭 #스승의 날 설문조사

이강모 kangmo@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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