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가 아기를 거부하는 ‘임신거부증’에 의해 영아유기 및 살인이 행해진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에서는 인천부평경찰서 형사과장 이광희 경정과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직접 해결한 수사 일지를 펼쳤다. ‘축구 레전드’ 김남일도 지난주에 이어 게스트로 출격했다.
KCSI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서래마을 영아살해 사건’을 다뤘다. 과학수사로 용의자를 특정해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할 수 있었던 사건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사건은 방배경찰서 당직실로 걸려온 다급한 신고 전화에서 시작됐다. 직장 동료의 집에서 아기 시신 두 구가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발견자는 프랑스인 남성이었으며, 냉동고에 간고등어를 보관하려다 시신을 발견해 동료를 통해 신고했다. 시신은 5단 냉동고 서랍 속에 탯줄이 남은 상태로 보관돼 있었고, 출산 직후 살해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 집은 프랑스인 부부와 자녀들이 거주하던 곳이었다. 남편은 외국계 회사 엔지니어로 한국에 근무 중이었다.
당시 프랑스에 있던 아내는 “모르는 일”이라며 부인했고, 남편도 아내가 자궁 적출 수술을 받아 임신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과학수사팀은 남편의 DNA를 통해 아기들의 아버지임을 확인했다.

또한 아내가 출산 후 감염으로 인해 수술을 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결국 과학수사팀은 아기들이 부부의 친자임을 밝혀냈다. 부부와 프랑스 수사팀은 결과를 불신했으나, 프랑스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오자 경솔함을 인정했다. 사건은 아내의 단독 범행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충격을 안겼던 것은, 아내의 범행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아내는 2002년과 2003년 출산 직후 각각 아기를 살해해 냉동고에 보관했고, 한국 입국 전인 1997년에도 같은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기 세 명이 희생된 참혹한 범행이었다. 아내는 임신 사실을 부정하는 ‘임신거부증’ 진단을 받았고 이로 인해 주변인 누구도 임신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임신중절 기간을 놓쳐 범행을 저질렀고, 아기가 아니라 신체 일부를 죽인 것이라고 했다. 또, 프랑스에서 있었을 때는 벽난로에 아기를 던져 살해의 증거를 없앴으나, 한국에서는 CCTV가 너무 많아 불가능할 것 같았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내는 임신거부증이 인정돼 8년을 선고받았고, 언론과 접촉하지 않는 조건으로 4년 만에 가석방됐다.
한편, 방송에서는 국내에서 발생한 유사 사건도 공개됐다. 한 여성이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출산 후 아기를 살해해 냉동고에 보관한 것이다. 자녀 셋을 키우는 상황에서 생활고를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고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이정문 온라인 뉴스 기자 moon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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